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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은 총체적 사회문제"…답은 'Happy Birth K!'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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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작아지는 대한민국을 피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덜 작아지도록, 더딘 속도로 오도록 대비할 수는 있습니다. 초저출생은 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 모두의 일입니다.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개인, 모든 세대의 일입니다. CBS는 연중기획 '초저출생: 미래가 없다'를 통해 저출산 대책의 명암을 짚고, 대한민국의 미래와 공존을 모색합니다.

11월 11일 'Happy Birth K!' 포럼 개최

"특단의 대응이 없을 경우 우리나라는 2030~2040년부터 인구절벽에 따른 '에이지퀘이크(Agequake·인구지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페이스북 글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2030~2060년 1인당 잠재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연간 0.8%가 될 것."
─ 지난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재정전망보고서

2030년 인구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11일 오후 7시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CBS 주관으로 열린 Happy Birth K! 포럼 '2030인구위기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의 선택'에 참석한 인구정책 전문가들은 남은 10년 인구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와 사회, 개개인의 끈끈한 연대를 주문했다.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기조연설에 나선 박진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은 "팬데믹으로 국가도 개인도 모두가 지친 요즘 미래세대를 위한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생명돌봄국민운동'을 시작해 주신 CBS와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저출산고령사회 제4차 기본계획과 의미'를 소개했다.

박 사무처장은 "인구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인구 구성"이라며 "생산가능인구수 감소로 65세 고령인구수와 점점 비슷해져 결국 청년 1인당 노인 1명 부양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사무처장에 따르면 정부가 공식적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폐기한 시점은 불과 20여년 전인 1996년. 그동안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세 차례의 위기신호를 보냈지만, 인구문제가 국가적 의제로 다뤄지기 시작한 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2005년 무렵이었다.

2006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설치됨에 따라 5개년 계획인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시행됐다. 하지만 1~3차 기본계획은 저출산 원인에 대해 구조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양육지원 정도에 그쳐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 박 사무처장은 "살인적인 경쟁과 불안정하고 성차별적인 노동시장, 높은 집값, 독박육아가 모두 저출산의 원인"이라며 "저출산은 총체적 사회문제가 빚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4차 기본계획은 청년들의 인식이 노동중심 생애로 변화한 것에 주목해 '모든 세대의 삶의 질 제고와 성평등'을 목표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박 사무처장은 "출산이 남녀 모두의 생애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모토로 일·생활 균형과 성평등한 노동시장 구현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핵심 정책은 영아기 집중투자다.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시기가 출산 직후인 만큼 2022년 1월 1일 출생아부터는 매달 30만원의 영아수당을 지급하고 출산지원금 200만원도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현재 만 7세 미만까지 지급되는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은 내년부터 만 8세 미만으로 지급 대상이 확대된다. 또 현재 3자녀인 다자녀 기준을 2자녀로 확대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초등학교 온종일 돌봄 확대, '3+3 부모 육아휴직제' 도입, 중소기업 지원 등의 내용도 담았다.

박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의 실제 저출산 예산은 다른 나라(OECD 평균 2.4%, 한국 1.4%)에 비해 매우 적다"며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듯 '모든 아이는 모두의 아이'라는 우리 사회의 믿음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이어진 주제강연에서는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저출산 문제와 인구정책 방향'을 주제로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해답을 제시했다. 먼저 최 교수는 전 세계를 통틀어 최저치인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0.84명을 거론하면서 "1.0 이하로 낮은 출산율은 통일 직후 혼란기를 겪은 동독 지역에서나 잠깐 나타났던 수준"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바로 '가정 및 일터에서의 양성평등 문화' 실현. 최 교수는 "일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충분한 일자리, 질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출산을 원하는 이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은 출산을 직접 경험하고 산후조리 및 신생아 돌봄 과정에서 자녀와 충분한 접촉시간을 갖게 돼 엄마라는 역할 정체성을 갖게 되지만, 아빠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급 10일간의 배우자 출산휴가뿐"이라며 "남성 노동자가 아빠 노동자로 변화해야 사회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아빠이자 노동자로서의 두 가지 정체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여성만의 독박육아, 여성만의 경력단절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이런 변화는 여성고용률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출산율을 높이는 출밤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혼·비혼 청년들의 삶도 세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청년세대의 불확실성, 지역격차 그리고 저출생의 연결고리'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청년들의 안정적인 이행기 지원과 지역균형 발전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부모 세대는 청년이 되면 직업교육이나 고등교육을 거쳐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임금 상승을 경험하면서 부를 축적해 집을 마련하거나 자산을 늘릴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족을 계획하거나 구성하는 '예측 가능한 삶'을 살았던 반면, 현재의 청년들은 빠르게 변하는 기술과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 평생직장 개념 소멸, 치열해진 국제경쟁 속에서 불확실한 삶을 살아간다.

이 교수는 "한국 청년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절반 이상의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식적인 실업률에 포함되지 않는 청년들도 있다. 구직단념자와 취업준비자, 이른바 '숨은 불안정한 청년들'이다. 지난 2015년 청년 구직단념자와 청년 취업준비자는 각각 3.6%와 8.5%였지만, 지난해엔 각각 4.5%와 12.3%로 증가했다.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아닌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우리나라 전체 청년 인구의 20.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교수는 "생애 첫 취업을 하기까지 3년 이상이 걸리는 청년들의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의 이행기 지체는 수도권 집중 현상과도 맞물린다. 2019년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층(15~34세)은 52.7%에 달하는데,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67년에는 청년의 55%가 수도권에 거주하게 된다. 이 교수는 "주요 대학들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청년들이 대학진학 시기에 수도권에 집중되고, 일자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매우 뚜렷하기 때문에 지방 청년층이 일자리를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방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은 곧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를 연쇄적으로 일으킨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다양한 지역에 정주해 가구를 형성하려면 일자리와 교육, 문화, 의료와 같은 양질의 공공서비스가 복합적으로 제공돼야 한다"며 "청년의 안정적인 이행 지원과 지역균형 발전을 동시적으로 해결하는 접근은 저출생 문제의 핵심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고 해서 결혼할 생각도, 출산할 생각도 없는데 나라를 위해서 내가 아이를 낳아야 하나요?" 

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우리 사회 육아문화를 진단한다'는 제목의 강연에서 20·30대 젊은이들이 자주 묻는 질문을 첫 번째 의제로 던졌다. 권 연구위원은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사회적 문제이지만, 출산은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라며 "저출생이 문제이니 출산을 해야 한다는 발상은 누구에게도 설득력을 지니기 어렵고 오히려 반감만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개인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아이 기르는 가족을 '응원'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육아문화의 현주소는 어떨까. 육아정책연구소가 육아 관련 키워드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감성 단어보다는 부정적인 감성 단어들이 더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은 자녀가 지닌 도구적 가치보다는 자녀의 존재에 대한 기쁨과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다만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 육아문화에 대해 100점기준 평균 54점을 매겼다고 권 연구위원은 전했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 육아문화의 부정적 요소들을 줄이고 긍정적 요소들을 늘려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아이와 아이를 기르는 가족을 사회 전체가 반겨서 정성껏 후하게 대접한다는 의미의 '환대' 문화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강연이 끝난 뒤에는 그룹 V.O.S의 멤버이자 6남매 다둥이 아빠인 가수 박지헌씨가 Happy Birth K! 캠페인을 응원하는 'Happy Concert'를 열었다. 또 이날 강연자 등이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토크 콘서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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