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딴나라당 됐던 ''WBC의 추억''

[변상욱의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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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일전 야구를 관전하다 승리가 굳어지면서 한나라당이 한일전 야구 승리에 대해 어떤 논평을 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살펴보니….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2회 연속 4강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힘을 전 세계에 보여 준 쾌거이다. 불굴의 투지와 놀라운 실력으로 감격의 승리를 일궈낸 감독 코치진 및 선수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낸다. 전 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태극 전사들의 승전보는 우리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 승리의 여세를 몰아 더 큰 기쁨과 희망을 국민께 선사해 주기를 기대한다. 한나라당 대변인 조윤선."

아주 깔끔한 논평이 나왔다.

◈ 한나라당이 딴나라당이 되었던 WBC 야구의 추억

혹시 기억하시는지? 2006년 우리 야구 대표팀이 제 1회 WBC 대회 4강에 올랐을 때의 한나라당 논평 사건.

"우리 대표팀이 미국팀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정말 통쾌했다. 국민에게 긍지와 자부, 큰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한국 야구 승리에 대해 또 다른 시각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한국 야구가 매우 중대한 사태를 야기시켰다. 일본을 격침시킨데 이어 미국의 맹방인 멕시코를 이겼고 이어서 세계 최강인 미국 야구를 이겨버렸다. 다른 참가국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세계 외교무대에서 선린을 중시해야 하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점이다. 한나라당이 걱정하는 것은 이번 한국 야구의 연속 승리가 중요한 무역상대국인 일본을 자극하여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기거나 맹방인 미국을 자극하여 동북아시아 안보에 구멍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한국 선수들이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대국들만을 차례로 골라 꺾은 것이 우발적인 것인지 아니면 정부의 지시였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 하하하.(웃자는 이야기입니다라는 뜻)"

이계진 대변인 논평이었다.

그냥 유머였다고 볼 수는 없고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격하려다 보니 야구에도 끌어들여 멋진 조크를 날리려 했던 것. 그러나 돌아온 국민들의 반응은 ''이보다 더 썰렁할 수는 없다, ''진짜 딴나라당인 거야 뭐야'' 등이었다.

이계진 의원은 훗날 이때 정말 대변인 자리 내놓으려 했다고 회고하기도. 그때는 야당이고 지금은 여당이니까 논평이 격조가 다르구만.

◈ 고 장자연 씨 매니저의 물 탄 기자회견

고 장자연 씨의 매니저 유 모 씨가 드디어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

매니저 유 씨는 "어떤 누구도 제 판단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다. KBS를 비롯한 어떤 언론사에도 문건을 넘기지 않았다. 유족과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문서를 태웠다.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 경찰 수사 끝나고 기자회견 다시 하겠다. 기자들 질문은 받지 않겠다. 서세원 씨와 관련해 보도가 있었다는데 서세원 씨와는 아무런 관계없다"며 별 내용없이 회견을 마쳤다.

서세원 씨의 갑작스런 등장에 18일에는 언론들도 당황했는데 서세원 씨와 함께 매니저 유 씨의 병실로 들어간 두 남자는 시사주간지 기자 주 모씨, 그리고 고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조 모씨로 확인됐다. 왜 갔느냐 에 대해 서세원 씨 측은 ''시사주간지 기자와 저녁을 함께 하다 마침 매니저 유 씨를 인터뷰하러 간다 하길래 고교 선배이기도 해서 인터뷰가 성사되도록 거들고 유 씨를 위로격려하려고 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자회견을 말리려 한 것이 아닌데 문 밖에서 기자들이 엿듣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모양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전 매니저 조씨는 자신이 기자회견을 막으려 했고 서세원 씨는 침착히 조심스럽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명해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이것저것 오고간 느낌. 그리고나서 기자회견이 이리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나오니 오비이락 격?

한편 18일 기자회견이 허망하게 끝나버리자 기자들 반응이다.

-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하더니 이게 뭐야
- 질문을 안 받겠다면 이게 무슨 기자회견?
- 유 씨에게 낚였다
- 아 진짜, 오늘 기자회견 왜 한 거야? 야구도 제대로 못 보고
- 어휴, 진짜 한 대 때려주고 싶다

언론들이 문건을 확보하지 못하고 당사자가 세상을 뜬 상태에서 처음엔 추측성 보도와 오보가 난무했지만 이제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의혹에 대한 언급은 짤막하지만 연예인들과 연예기획사들의 해명은 상세히 반영된 변질된 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관련 기사 중에 누구 편 누구 편으로 확연히 구분되는 것들이 있다. 기획사나 매니저와의 친분 관계에 따라 적당히 짜고 치는 듯한 기사들도 주의해 읽어야 할 듯 하다.

어쩌면 엉뚱하니 다른 스캔들 건이 터져 나오면서 물타기로 갈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