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7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조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을 한 뒤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빛과 그림자가 있다.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저는 평가한다"고 조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을 적지는 않았다.
이 후보는 그동안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뒤 사과는커녕 관련성을 부인해온 전두환 전 대통령을 매섭게 비판해왔다. 지난 2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바닥돌에 새겨진 전두환 비석을 발로 눌러 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용서를 구했다는 점에서 사회 통합과 화해를 위해서라도 전 전 대통령과는 다른 평가를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로서 사회 통합 행보를 한 셈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경선 후 대선 후보로서 당뿐 아니라 사회 통합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며 "게다가 전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처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오른쪽 아래 무궁화대훈장이 놓인 모습. 사진공동취재단전날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자녀가 5·18 영령께 여러 차례 사과하고, 참배한 건 평가받을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유족인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공개된 유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 변호사는 신군부 지도부 직계가족으로서는 줄곧 강조를 찾아 참배하고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에게 사죄를 해왔다.
정부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르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이 후보는 "정부에서 법과 절차, 그리고 국민 정서를 고려해서 잘 결정하셨을 것"이라고 절제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