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WKBL 제공"3년은 해줘야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부상 병동이었다. 에이스 박혜진은 시즌 중반에야 합류했고, 베테랑 김정은은 시즌 중반 수술대에 올랐다. 힘겹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쓰지 못한 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확은 있었다. 유망주 박지현이 에이스 역할을 했고, 김진희가 깜짝 등장해 어시스트 1위에 올랐다.
박지현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유망주다. 지난 시즌 평균 15.37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을 이끌었다. 김진희는 대학을 거쳐 2017년(6순위)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평균 5분도 뛰지 못하다가 지난 시즌 평균 5.47개의 어시스트를 찍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25일 하나원큐와 2021-2022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챔피언결정전에 못 가서 정규리그 1위가 부끄럽다고 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박지현이 성정했고, 김진희를 얻었다. 이런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세대교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위성우 감독은 박지현, 김진희의 현재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뤘다. 박혜진, 김정은 등이 함께 뛰는 상황에서도 최소 3년은 기량을 유지해야 실력이라는 생각이다.
위성우 감독은 "한 시즌으로 판단을 못한다. 김진희는 박혜진이 다치면서 기회를 잡았는데 유지될지 모르겠다.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박지현도 언니들이 아프면서 일찍 에이스 역할을 했다. 3년은 해줘야 실력이라 생각한다. 언니들이 돌아와서 자기 역흘을 못하면 믿을 수 있는 실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은 하나니까 분명 롤은 줄어든다. 공 없이 받아먹는 플레이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희. WKBL 제공박지현은 하나원큐전에서 16점 11리바운드 더블 더블을 찍었다. 김진희는 어시스트만 6개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76대62 승리에 힘을 보탰지만, 약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박지현은 1쿼터 하나원큐 구슬에게 11점이나 내줬다. 노련미에서 밀렸다. 위성우 감독은 2쿼터부터 베테랑 김정은에게 구슬 수비를 맡기면서 승기를 잡았다. 구슬은 2~4쿼터 2점에 그쳤고, 우리은행은 점수 차를 벌렸다.
위성우 감독은 "아무래도 구력이 있어서 박지현이 구슬에게 밀렸다"고 평가했고, 김정은도 "지현이가 조금 덤벙거리는 부분이 있다. 수비는 어느 정도 노련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희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슛에 약점을 보였다. 하나원큐가 대놓고 김진희의 3점슛 수비를 버렸음에도 3점슛 7개를 던져 하나도 넣지 못했다. 위성우 감독은 팀 3점슛 성공률(33%)을 보고 "김진희가 다 까먹었다"고 웃기도 했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상대가 김진희를 버리는 수비를 했는데 딜레마"라면서 "여러 패턴을 활용해야 한다. 또 컷인을 해야 하는데 신장이 작다보니 어렵다. 김진희 하나를 살리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다. 슛을 던져야 한다. 첫 경기라 본인도 정신이 없었는데 장점이 더 많은 선수다. 그래서 경기에 뛸 수 있는 것"이라고 다독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