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정은. WKBL 제공"수술 후유증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우리은행 베테랑 김정은(34)은 지난해 12월 발목 수술을 받았다. 시즌 아웃이었다. 벤치에서 후배들의 분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비시즌에는 도쿄 올림픽에 다녀왔다. 수술 후 제대로 몸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2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시즌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와 첫 경기를 앞두고 "아무래도 수술 후유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의지는 있지만, 이제 나이가 있어서 조심스럽다. 팀에 꼭 필요하지만, 부상 걱정이 된다"고 김정은의 상태를 설명했다.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대신 중요한 순간 김정은을 투입해 흐름을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풀로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신 중요한 순간에 롤을 주려고 한다. 지난 시즌에도 무리하다가 다쳤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부담을 안 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22분 41초를 뛰며 10점(3점슛 2개)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기록이 전부는 아니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우리은행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우리은행은 하나원큐를 76대62로 격파하고 승리와 함께 새 시즌을 시작했다.
위성우 감독은 21대19로 앞선 2쿼터 종료 8분41초 전 김정은을 처음 투입했다.
김정은은 25대23에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2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1쿼터 11점으로 펄펄 날았던 하나원큐 구슬을 2쿼터 무득점으로 틀어막았다.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는 등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노련미로 극복했다.
김정은은 42대40 살얼름 리드를 지킨 3쿼터 종료 4분58초 전 다시 코트를 밟았다. 김정은의 투입과 함께 우리은행이 흐름을 잡았다. 김정은의 블록슛에 이어 박지현의 3점이 터졌고, 김정은의 스틸로 시작된 공격에서 김소니아가 자유투 2개를 성공했다. 47대42에서는 박혜진의 3점을 어시스트했고, 52대44에서는 3점포까지 꽂았다.
김정은은 4쿼터에서도 코트를 지켰다. 61대51로 앞선 종료 5분35초 전 하나원큐 추격을 뿌리치는 3점슛을 성공했다. 이어 64대54에서는 박혜진의 3점포를 도왔다.
우리은행은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승리를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