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 현금 수거책 30대 남성 B씨. 제주동부경찰서 제공'기존 대출금 갚으면 저금리 대출 가능합니다.' 이달 초 50대 남성 A씨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이 보낸 사기 문자인 줄 몰랐던 A씨는 해당 번호로 연락했다.
"직원을 보낼 테니 직원에게 돈을 전달하라"는 말에 속은 A씨는 30대 남성 B씨를 제주시 자택 등지에서 만나 돈을 건넸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모두 6500만 원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똑같은 범죄 수법에 속아 30대 남성 C씨에게 2천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 불과 일주일도 채 안 돼 A씨는 전화금융사기 범죄로 모두 8500만 원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난 7일 이상한 낌새를 느낀 A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곧바로 제주시 모처에서 사기 혐의로 B씨를 검거했다. 아울러 C씨의 인상착의를 특정하고 현재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고상현 기자제주에서 전화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 피해자가 현금을 계좌로 이체했지만, 최근 들어 현금 수거책들이 직접 현금을 전달받으면서 경찰 역시 현장 검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서민들을 울리는 전화금융사기 범죄 피해금을 조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제주 경찰은 서귀포경찰서‧동부경찰서‧서부경찰서 형사과 내 전담 추적수사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 기동성이 뛰어난 형사들을 투입해 수거책을 조기에 검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문을 연 각 경찰서 내 전화금융사기 추적수사팀은 최근까지 63건의 전화금융사기 범죄와 관련해 현금수거책 29명을 검거했다. 피해금도 2450만 원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면편취형 전화금융사기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에서 고령층이 수차례에 걸쳐 현금을 인출할 경우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