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문 앞에 놓인 택배를 집어드는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의 한 다가구주택 건물.
한 남성이 통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며 층층마다 집 문 앞들을 유독 유심히 살핀다.
이미 한쪽 팔에 물품을 끼고 있던 이 남성, 문 앞에 놓인 또 다른 물품을 발견하자 거침없이 들고 나온다. 남성은 물품들을 들고 건물을 빠져나온다. 30대 A씨의 이 같은 행각은 이 일대 건물에서 22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1층 공동 현관에 잠금장치가 없거나, 있어도 열려 있어 내부로 진입하기 쉬운 건물들을 노렸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실직 후 생활비가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익숙해진 비대면 거래. 덩달아 집 문 앞에 놓인 택배를 훔쳐가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은 물론, 아파트 단지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절도품들은 이후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거래가 시도되는 실정이다.
명절을 전후해 택배로 마음을 주고받는 사례가 늘어난 상황에서 경찰은 피해가 없도록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피해 방지 차원에서 가급적 본인이 직접 수령하거나 지인 또는 직장을 통해 택배를 수령한다든지, 주민센터에 마련된 무인택배함 등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나아가 무인택배함을 확충하고 신축 다가구·다세대주택에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 범죄 심리를 억제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