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오찬 메뉴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였다.
청와대 정만호 소통수석은 21일(현지시간) "오찬을 겸해 37분간 진행된 단독 회담에서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메뉴를 준비했다"며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메뉴를 함께했다"고 전했다.
지난 미일 정상회담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햄버거로 오찬을 하면서 문 대통령의 오찬 메뉴에 관심이 쏠렸다. 스가 총리는 20분간 햄버거로 오찬 회동을 하면서 자국에서 논란을 사기도 했다. 메릴랜드 크렙 케이크는 게살 반죽을 구워 만든, 미국 동부 해안에 위치한 메릴랜드 주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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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내내 '노 마스크' 회동이날 행사에서 또 주목 받은 장면은 회담 전체 일정 내내 두 정상과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벗은 '노 마스크'로 회의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라고 말했을 정도다.
이 또한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스가 일본 총리와의 대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두겹의 마스크를 겹쳐 쓰고 회담장에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참모진 등 참석자 대부분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거리두기 역시 지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상회담 기자회견 시작 전 맨 앞줄에 앉은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블링컨 미 국무부장관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계속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했다.
이는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백신 접종률이 1차 접종 기준 48%에 이르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과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예상보다 길어진 회담…"회의를 너무 즐겼기 때문"이날 회담이 예상 시간을 넘겨 진행된 점도 관전 포인트다. 소인수 회담의 경우 예정시간보다 2배 이상 길어진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고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단독 회담을 했을 때 너무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오래 논의했기 때문에 제 스태프가 계속 메모를 보내면서 너무 오랜 시간을 대화하고 있다라는 그런 메모도 받은 바가 있다"고 이를 증언하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지 기자들에게 "오후에 문 대통령과의 공식 회담이 길어졌다"며 "회의를 너무 즐겼기 때문에 모든 것이 미뤄지게 됐다"(I enjoyed the meeting so much that it caused us to move everything back)"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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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리, G5 그리고 UFO기자회견에서도 화기애애하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장면들도 연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 모두발언에서 "케이팝 팬들은 전 세계적"이라고 언급하는가하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과 영화 '기생충'도 튀어나왔다. 한국과 미국 간 친밀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긴장감도 엿보였다. 한 미국 기자는 문 대통령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좀 더 강력한 조치를 중국이 대만에 보내는 강력한 어떠한 압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셨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압박은 없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강력한 대중국 견제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다행스럽다'고 표현한 것으로, 그만큼 관련한 표현 조율에 있어 우리 정부의 고민이 컸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라는 데는 인식을 함께했다"며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양국이 그 부분에 대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도 주목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전 한국전쟁 영웅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문 대통령(President Moon)'을 호칭을 '총리(Prime Minister)'로 잘못 부르기도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차세대 무선통신인 5G 네트워크 구축 분야의 협력을 얘기하며 '5G'를 'G5'로 바꿔불러 정정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G5는 다른 조직이죠. (일동 웃음) 실수, 저는 제가 아무래도 그 조직에 대해서 기관에 대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고 실수를 농담으로 승화했다.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의 마지막 질문은 미확인비행물체(UFO)질문이었다. 미국의 한 기자는 예정에 없던 질문권을 추가로 얻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한 것.
해당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이)하늘에 비행물체가 떠다니는 것을 봤는데 이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했다. 대통령은 어떻게 대답하시겠느냐"고 물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시 물어보겠다"고 답한 뒤 퇴장했다.
워싱턴 서울 취재단=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