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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때렸냐 "아니", 아빠가 때렸냐 묻자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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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들 폭행 혐의' 베트남 엄마·동거남 재판 중
열흘 뒤 보호소 퇴소 아이 "머물 곳 찾아야"
하남시 "관계기관 힘 모아 주길"

지난해 10월 학대를 당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군. 현재는 건강을 모두 회복한 상태다. 하남시 제공

 

세 살짜리 아들을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베트남 국적 엄마와 동거남 사건의 재판에서 당시 아이가 엄마의 폭행 사실은 부인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5단독 방일수 판사 심리로 14일 열린 이 사건 공판에서 베트남 국적 엄마 A씨를 지원해 온 사회복지단체 소속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앞서 A씨는 동거남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초순까지 경기 하남시 자택에서 아들 C(3)군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로 구속 기소됐다.

그의 동거남은 A씨의 아들을 폭행하고 장기를 일부 파열시킨 혐의(형법상 상해 등)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B씨는 "A씨와 5년 전부터 인연을 맺어 왔으며, 매주 A씨 집을 방문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A씨와 동거남이 경찰에 검거되기 약 2주 전인 지난해 10월 29일 A씨 집을 찾았다.

B씨는 "C군의 눈이 충혈돼 있고 몸도 아파보여서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이에게 맞았는지 물었는데 '아니 아니'라고 대답했다"며 "아빠나 다른 사람한테 맞았냐고 물으니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몸을 살피기 위해 일어나서 여러 차례 뛰어보도록 했고 이상은 없어보였다"며 "하지만 옷을 걷어 아이의 몸을 살피니 작은 점 같은 자국들이 있길래 A씨에게 물었더니 '모기에 물린 것'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C군은 평소 명량했지만, 당시에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A씨 주변인으로부터 C군의 상태가 나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수소문해 11월 11일 A씨와 C군을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데려갔다. 경찰은 아동학대를 의심한 병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붙잡았다.

이날 A씨와 동거남의 각 변호인들도 C군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A씨의 변호인은 A씨가 아들을 직접 병원에 데려갔고, 아들도 A씨에게 맞지 않았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반면, 동거남 측 변호인은 A씨가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는 데 소극적이었고 오히려 주변인들이 설득한 끝에 병원에 갔다는 점을 짚었다.

이날 재판엔 베트남 국적의 피고인을 위해 통역사가 참석해 A씨와 동거남에게 재판과정을 통역해줬다. A씨는 연녹색 수의를 입고 재판장에 섰다. 그는 C군과 관련한 이야기가 통역될 때마다 눈물을 훔쳤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 B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를 쳐다보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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