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열전]무장헬기에 왜 '드론'을 탑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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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무인 '한 팀' 구성하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 주목
위험한 곳엔 무인기 먼저…인명피해 줄일 매력적 수단
미군은 아파치 헬기 통해 실증, 전투기와 수상함도 무인화 추진
방위사업청 "5년 내 헬기 탑재 캐니스터 발사형 드론 전력화 추진"
바다에서도…무인수상정에 이어 무인잠수정 등 개발 움직임 활발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해 1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유튜브에 공개한 유무인 복합체계(MUM-T) 홍보 영상에 실린 개념도. 유튜브 캡처

 

#소형무장헬기(LAH)가 멀리 산 너머를 정찰하기 위해 다가간다. 적 대공포나 지대공미사일이 배치됐을 수도 있는 곳으로 직접 가기 전 무인기를 먼저 사출한다. 산 너머에서 무인기가 찍은 적의 배치 현황이 조종사와 지휘소에 전달된다. 적이 하늘에서 이를 발견하고 대공방어태세를 갖추지만 이미 늦었다. 임무를 마친 무인기가 적에게로 달려들어 자폭함과 동시에 적 위치를 포착한 다른 헬기들에서 날아온 미사일 공격에 적이 혼비백산한다.

위의 내용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군이 활약할 수도 있는 미래 전장의 모습이다. 유인 체계와 무인 체계를 혼합해, 사람과 무인기가 '한 팀'처럼 움직이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가 실용화된 상황이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완전자율 무인 공격체계를 갖추기는 어렵고, 가능하더라도 '인공지능에게 사람을 공격할 권한을 줄 수 있을지' 등의 윤리적 문제로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MUM-T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무인기·정찰 → 공격에 이어 '사람과 한 팀' 이루는 능력까지

사람이 타지 않은 채 미리 전장으로 뭔가를 보내 적을 보거나 정찰할 수 있는 무인기 개발의 역사는 양차 세계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은 '골리아트'라는 자폭무기를 만들었는데 이를 원격으로 조종해 적 전차 밑에 들어가 폭발시키는 방식이었다. 물론 무선조종 기술 등의 한계로 제대로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미군의 MQ-1C '그레이 이글' 무인기. 4발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탑재해 자체적으로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미 국방부 영상정보시스템

 

이후 미군은 1990년대 코소보에 RQ-1 '프레데터' 무인기를 배치, 레이더 등을 활용한 정찰 임무에 투입했다. 그런데 여기에 미사일을 장착해 표적을 공격하는 기술이 실용화되면서 2000년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급속도로 활용도가 높아진다.

지형이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곳을 무인기가 정찰하다가 목표를 발견하면 지상 통제소의 명령에 의해 타격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시기 수많은 테러리스트 지도자와 조직원들이 미군의 프레데터나 MQ-9 '리퍼', MQ-1C '그레이 이글' 무인기가 쏜 미사일에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러한 무인기들은 별도의 지상 통제소에 있는 조종사들의 통제가 필요하며, 실제 사람이 탄 전투기나 헬기 등을 통해 작전을 수행하는 일선 부대에서는 통제소를 거쳐야 무인기가 가져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전장의 조종사가 보고 싶어하는 곳과 통제소에 있는 조종사들의 정찰 결과가 같으리라는 법은 없다.

MUM-T는 이러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유인기와 무인기를 같은 팀으로 짝지어, 일선에서 무인기를 통제하면 필요한 실시간 정찰을 곧바로 할 수 있고 공격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미군은 2014년 아프가니스탄에서 AH-64E '아파치 가디언'과 MQ-1C 그레이 이글을 짝지어 아파치 조종사가 직접 그레이 이글을 조작하는 식으로 이러한 개념을 실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해 아파치 가디언이 수행한 공격작전의 약 60%가 무인기의 도움을 받아 실행됐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미군은 F-22나 F-35 또는 앞으로 나올 6세대 등의 최신 전투기와 협업할 수 있는 '스카이보그' 인공지능 무인전투기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 전투기는 자동으로 이착륙하고 경로를 설정하는 것은 물론 설정된 목표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기체 손실이 예상되는 아주 위험한 환경에서 유인기와 함께 효과적으로 작전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미 해군은 중국의 반(反)접근·지역거부(A2/AD)와 이를 지탱하는 대함탄도미사일(ASBM) 위협을 피해가기 위해 이른바 '유령함대'라는 무인함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또한 MUM-T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 5년 남짓 지나면 우리 군도 MUM-T 전력화할 듯…해양무인체계 개발 등도 추진

지난 13일 열린 '미래 전장을 주도할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 및 운용 방안 세미나' 현장.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우리 군도 이러한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3일 한국국방안보포럼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주도로 열린 '미래 전장을 주도할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 및 운용 방안 세미나'에서 한국형 헬기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1단계는 무인기가 지상 통제소의 관제를 받아 이륙하면 이 통제권을 LAH와 같은 헬기가 인계받아 원하는 곳에 직접 무인기를 보내 정찰하는 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무인기 상호운용성 수준(LOI)에서는 3(유인기가 무인기의 감시장비 등 탑재장비 조작 가능)~4(유인기가 무인기의 위치까지 조정 가능) 정도에 해당한다. 미군은 LOI 3 이상의 기술에 대해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2단계는 보다 가볍게 만든 무인기를 캐니스터(발사관)에 담아 헬기에 싣고 이를 통해 무인기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다. 이 때 무인기는 그레이 이글처럼 또다른 미사일을 탑재한 무인기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탄두를 탑재한 채로 정찰을 하다가 적을 발견하면 자폭 공격을 하는 식이다. 쉽게 말해 순항미사일과 무인기가 합쳐진 셈이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이날 세미나 축사를 통해 "신속연구개발사업을 통해 헬기 탑재 캐니스터 발사형 드론을 활용한 (2단계) 복합체계를 5년 내에 전력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이보형 헬기사업부장(육군준장) 또한 지난 2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대급 공격형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2026년 정도에 개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 진도에 맞춰 (LAH와 함께) 전력화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된 복합임무 무인수상정 모형. ADD 제공

 

바다에서도 이러한 체계를 활용하기 위한 개발이 한창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주도로 개발된 복합임무 무인수상정은 일단 MUM-T보다는 무인 자율 항해 등에 초점을 두고 개발됐지만, 이와는 별도로 기뢰 제거나 수중 수색, 해상 교전 임무 등을 위한 MUM-T 체계개발 또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무인수상정만 개발돼 있는 상태지만 정찰용 무인잠수정, 자율무인잠수정 등을 개발한 뒤 이를 기존의 함대와 연동시키면 헬기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시스템 박도현 해양연구소장은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는 미래전을 대비한 핵심 요소인데, 신뢰성 향상을 위한 자율 수준 고도화와 성능 검증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항공 유무인 복합체계들은 드론 조작을 위해 일단 별도의 인원이 탑승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사람과 조작 콘솔, 드론의 무게 등을 합치면 그만큼 무장 탑재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이외에도 모든 무인체계들이 적의 해킹이나 재밍 등에 노출되면 역으로 아군에게 위협이 될 수 있어 이를 방어할 전자전 체계 등도 필요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무인기가 '처음 가보는 길'인 만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여러 문제들에 부딪힐 수 있어, 미래 전장을 선도할 기술 개발에 있어 체계적이고 꼼꼼한 검토와 차후 군 당국의 정확한 소요제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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