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코로나19백신 자체접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렸다.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의 4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친 가운데 간호사, 요양시설 종사자, 의사 등 접종자들의 다양한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7일 요양시설 종사자 A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접종 후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백신을 맞고 보건소에서 30분 대기하는데 저를 포함해 대부분이 이상이 없었다"며 "귀가 후 이상반응은 딱히 없었고 안구 주변에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 썼다.
그러면서 "저녁부터 추워졌는데 곧 오한이 밀려왔다. 근육통에 열도 났는데 타이레놀을 먹으라고 했던 게 기억나 아침과 점심에 한 알씩 먹었다"면서 "다음날 일어나니 주사 부위 통증 말고는 보통 때와 다르지 않았다. 다른 직원의 절반 이상이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어머니가 요양병원 종사자라고 밝힌 B씨는 "지난 3일 접종하고 몸살증상이 있으셨다. 6일까지 타이레놀을 드셨고 그 다음날엔 약 안 먹고 버틸 만하다고 했다"며 "함께 일하시는 20명(의 직원)도 몸살 증상이 없는 사람보다 있는 사람이 더 많다. 몸살을 앓겠거니 생각하면 될 듯하다"고 밝혔다.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에서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의료진이 접종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간호사들이 활동하는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AZ 백신 접종 직후 발열, 근육통 등에도 나이트 근무(밤근무) 등은 그대로 하고 있다는 고충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30대 간호사 C씨는 39.9도가 표시된 체온계 사진을 첨부하며 "지난 2일 AZ 백신을 맞았다. 주사 부위 근육통을 제외하고는 이상 없이 근무에 임했지만 퇴근 후 38도 이상의 고열이 났다.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무작정 권고할 게 아니라 백신을 맞고도 쉬지 못하고 근무할 수밖에 없는 의료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엔 무려 6천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간호사들 사이에선 "접종 후 아픈데 15분 뒤 바로 일을 시켰다", "이런 증상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주사 계속 맞아야 하는 건가", "나라에서 보장해주는 하루짜리 백신휴가가 필요하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2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신목행복자리 어르신 요양센터에서 양천보건소 의료진이 관계자에게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다만 이같은 게시물이 지나친 백신 불안감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간호사 D씨는 "백신 접종 후 열나고 몸에 이상 있는 건 당연하다. 이상반응이 있다는 게 꼭 나쁜 것은 아닌데 공부들 안 했나"라며 "물론 기저질환이 있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정상인들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적어도 백신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아는 의료진이라면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건 알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간호사 E씨는 "지난 3일 오후 1시경 AZ 백신을 접종했으며 지금도 괜찮다. 다들 부작용을 겪었다는 글만 올라와서 나처럼 멀쩡한 사람의 후기도 알려주고 싶다"며 "맞은 팔이 조금 아프긴 하지만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며 쌩쌩하게 근무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다른 간호사는 해당 게시물에 "나는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접종 후 팔 좀 아픈 것 말고는 아무렇지도 않다. 괜찮은 사람도 있으니 이 글 보고 다들 걱정이 덜해졌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