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U(유럽연합)이 '백신여권' 도입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여행산업이 자국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일부는 백신여권 도입을 촉구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그리스와 오스트리아는 EU 회원국들에게 백신여권 도입을 제안했다. 올 여름 유럽의 관광산업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그리스는 이미 디지털 백신접종 확인서를 발급하고 있다. 덴마크와 스웨덴 등도 디지털 확인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리스는 올 여름부터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도 입국을 허용할 예정이다. 다만 백신 미접종자는 입국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그리스의 여행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처참한 상황에 빠졌다.
여행산업 규모는 2019년 180억 유로(약 24조 4000억원)에서 지난해 40억 유로(약 5조 4200억원)로 폭락했다. 근로자 5명 중 1명이 종사하는 그리스의 여행산업은 전체 경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오스트리아도 백신여권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디지털 백신 여권은 휴대전화로 발급받을 수 있다"면서 "긴 봉쇄를 끝내고 EU 내에서 다시 여행의 자유를 되찾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27개 회원국 가운데 일부는 백신여권이 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백신여권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백신을 맞으면 자신은 면역력이 생기지만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도 막을 수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백신여권으로 해외여행을 합법화하면 백신접종 우선 대상이 아닌 청년층에게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염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한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