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은 8차 당 대회의 여러 대목에서 3중고 등 현실타개에 대한 자신감을 적극적으로, 의도적으로 내비쳤다.
경제실패를 과감하게 인정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을 이번 당 대회의 주요 메시지로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 대회 참석자가 역대 급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 각 조직에서 선출된 대표자 4750명, 방청자 2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모두 7000명에 이른다.
5년 전 7차 당 대회 때의 대표자 3667명, 방청객 1387명 등 5054명 보다 2000명가량 더 많다.
코로나19 초특급 방역을 감안해 대회의 형식이 다소 달라지거나 축소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대회 규모를 더 늘렸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참가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각종 공연 관람석에서 한 칸씩 뛰어 앉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번 당 대회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코로나 19 통제와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초특급 방역을 지시하면서도 지금까지 공개행사에서 한 차례도 마스크를 쓴 적이 없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검은 색 인민복에 검은 색 반테 안경을 끼고 등장했다. 생전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키는 복장이었다. 가슴에는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 수령의 모습을 담은 배지를 착용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19장의 사진을 보면 전반적으로 당 대회에 임하는 진지한 태세, 내부 안전의 과시, 국난 극복의 자신감 등을 강조한 느낌이다. 대회장에 빈자리는 거의 눈에 뜨이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당 제8차 대회의 소집은 사회주의위업을 승리의 다음 단계로 이행해나가려는 우리 당의 확고한 자신심의 표출"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개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 위원장도 개회사에서 "당의 최고회의(당 대회) 소집 자체가 혁명을 승리의 다음 단계로 이끌어나가려는 조선로동당의 확고한 자신심의 표출"이라고 말했다.
5년 전 7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목표에 엄청나게 미달했다는 김 위원장의 과감한 경제실패 인정은 사실 제재와 코로나19, 수해피해 등 3중고 경제난국에 대한 극복 자신감을 과시하는 맥락이 깔려 있다.
김 위원장은 "쓰라린 교훈도 매우 귀중"하고 "새로운 승리를 위한 귀중한 밑천"이라며, "그대로 방치해두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로 이번 당 대회는 "이런 배짱과 신념을 바탕"으로 하여 열렸다는 것이다. 곳곳에서 자신감과 배짱을 강조하는 모양새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회를 분수령으로 하여 국가의 부흥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위한 조선로동당의 투쟁은 새로운 단계에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