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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또 견제구 날린 왕이…2+2 대화에 숨겨진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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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 회담서도 "배치 반대" vs "북핵 위협 대응" 평행선 달려
왕이 방한 자체가 한중 관계 강화와 함께 미국 우회적 견제
中 외교부 "한중, 외교안보 2+2 대화 가동 공동인식"
전문가 "중국의 역할이 경제에만 있지 않다고 강조한 것"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회담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중국 왕이 외교부장 겸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한국을 방문해 한중 협력 강화를 논의했지만 양국간 문제의 핵심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왕이 부장의 이번 방한 목적은 한중 관계 강화를 통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사드 문제를 포함한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사전에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드, 한국으로 날아오는 미사일만 요격…당시 중국 반발은 왜?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이라 불리는 중국 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의 원인은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 발표에서 시작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은 사드의 추가 배치, 미국의 MD체제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 참여를 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3불 원칙'을 선언하면서 이를 봉합했지만 한중관계가 완전히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사드를 도입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꼭 미국의 MD체제에 편입된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사드의 첫 글자인 T는 'terminal'인데, 이는 종말단계를 뜻한다.

탄도미사일은 발사한 뒤 고도를 올리는 '상승', 안정적인 고도를 유지하며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중간', 본격적으로 목표를 노리며 하강하는 '종말'단계로 나뉜다. 사드는 종말단계의 미사일만 요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이 미국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쏘더라도 최소한 사드를 활용해 요격하기는 어렵다. 한국을 목표로 한 미사일 공격에만 유효한 요격체계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사드의 레이더 체계인 AN/TPY-2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본토의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민감해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 레이더를 전방전개 요격용 레이더(FBR) 모드로 운용하면 탐지거리가 1200km 정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전에도 한국군은 이미 KDX-Ⅲ 이지스함을 건조하며 탐지거리 1천킬로미터에 달하는 AN/SPY-ID(V) 레이더, 비슷한 탐지거리를 지니는 그린파인 레이더까지 운용하고 있었다.

한국이 이런 레이더들을 도입할 때 중국은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았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미중 갈등 구도 가운데에서 미국의 전략구도가 한국에 만들어진다는 점이었던 셈이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7일 사랑재에서 환담을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중국 외교부가 언급한 외교+국방 대화 자체가 한미관계 견제의 '포석'

26일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밝혀 왔던 원론적인 입장이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강경화 장관이 이에 대해 '사드는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비핵화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평행선을 달린 셈이다.

왕이 부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에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러 왔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외교가 그렇게 간단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날선 메시지를 자제하며 한중일 협력과 한중 협력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한중 양측이 '외교안보 2+2(외교+국방)대화' 가동을 포함해 10가지 공동인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 양국 외교안보 문제를 논하며 사드 문제가 빠지기는 불가능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중국은 한국에게 있어 자신들의 역할이 경제 문제에만 그치지 않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흔히 쓰이는 경중안미(經中安美,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라는 말은 이미 답이 주어져 있다. 경제와 안보가 충돌하면 결국 안보, 즉 미국을 택하게 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며 "당장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이 '경제냐 안보냐'에서 그리 쉽게 미국을 택할 문제가 아니며, 2+2 대화를 통해 한중이 긴밀히 해 나갈 여지가 있다고 메시지를 던지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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