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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거리두기 2.5단계에 재택근무 겹쳐…기업 인근 상권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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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테크노밸리, 직장인 모습 찾아 보기 어려운 정도로 '썰렁'
삼성전자 있는 영통구청 음식점들 일찌감치 문 닫고 영업종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산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재택근무까지 더해져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태크노밸리와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 영통구 인근 상권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령도시로 변한 판교테크노밸리, 직장인 모습 찾기 어려워

점심시간의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상점가 풍경. (사진=이준석 기자)

 

31일 낮 12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내 상점가.

평소 같았으면 점심시간을 맞아 대부분의 식당에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겠지만, 이날은 한산하다 못해 휑한 느낌이 늘 정도로 인적이 드물었다.

간단하게 끼니를 떼울 수 있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분식집에는 손님이 4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인근 식당도 10여개의 테이블 중 손님이 있는 테이블은 3개밖에 되지 않았다.

IT기업 직원 김모(29)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일주일 만에 출근을 했는데, 마치 주말처럼 사람이 없다"며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빨리 밥을 먹고 쉴 수 있어 좋지만, 상인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로 출근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떠도는 '판교에서 커피 마시기가 제일 힘들다'라는 공식도 깨졌다.

카페를 운영하는 윤모(52)씨는 "카페가 프랜차이즈가 아닌 덕분에 정상 영업할 순 있지만, 유동 인구가 워낙 줄어 매출은 예전만 하지 못하다"라며 "지금보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진지하게 가게 문을 닫을지 고민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해 있는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9월 1일부터 전사 재택근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NHN도 지난 27일부로 시행중이던 재택근무를 9월 4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기대던 영통구청 인근 상권 '초토화'

수원시 영통구청 인근 번화가. (사진=이준석 기자)

 

이날 오후 9시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와 맞닿아 있는 영통구청 인근 상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음식점이 몰려 있는 도로를 지나는 행인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고, 간판에 불이 꺼져 있는 음식점도 상당수 눈에 들어왔다.

번화가 중심에 위치해 있는 한 술집에서는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손님에게 "9시부터는 매장 내 식사가 안된다"고 하자 이 손님은 "시킨 음식은 다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승강이를 벌이던 손님이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가게를 빠져 나가자 사장과 직원들은 그제서야 의자를 테이블 위에 올리며 가게 문을 닫을 준비를 했다.

인근 다른 술집도 영업시간은 오전 2시까지였지만, 손님이 한명도 없자 일찌감치 마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쌈집을 운영하는 이모(49·여)씨는 "오늘 오전 11시 30분부터 밤까지 테이블 손님은 3팀밖에 없었다"며 "그나마 포장, 배달이 줄지 않아 다행이지만 앞으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영업시간을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화된 방역 지침에 문을 닫은 가게도 있었다.

영통구청 인근 찌개 전문 음식점 출입문에 영업 중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사진=이준석 기자)

 

인근 찌개 전문 음식점의 출입문에는 '수도권 거리두기 강화조치에 따라 8월 30일 0시부터 9월 6일 24시까지 영업을 중지합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365일 연중무휴'라고 붙어 있는 고기집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호프집 사장 이모(53)씨는 "가게 문을 여는 게 오히려 손해를 키운다는 생각에 영업을 하지 않는 음식점이 늘고 있다"며 "나는 혹시 손님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가게 문을 열었지만, 내일부터는 생계를 위해 일용직이라도 알아볼까 고민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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