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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방역물품' 경주시장 뭇매…"마녀사냥"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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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원소식에 네티즌들 '쪽발이 시장' 원색 비판
경주시 "지난 50년 간 교류…태풍 성금 및 장학금으로 수억원 지원 받아"

경주시가 낸 방역물품 앞에서 '감사합니다' 팻말을 들고 있는 나카가와 겐 일본 나라시장(사진=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시가 일본의 자매도시와 우호도시에게 '상호주의' 차원에서 방역 물자를 지원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마녀사냥 논란과 함께 악화된 한-일 관계가 도시 차원의 교류마저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21일 코로나19로 방역물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자매·우호도시에 방호복 등의 방역물품 비축물량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로 자매결연 50주년을 맞은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는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천개씩을 지난 17일 항공편을 이용해 전달했다. 금액으로는 1600만원 상당이다.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와 우호도시인 우사시, 닛코시 등 3개 도시에도 방호복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500개를 이달 말까지 각각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한·일간 외교 갈등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경주시가 일본을 도와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경주시 홈페이지에는 경주시를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고, 네티즌들도 관련 기사 댓글 등에 '토착왜구' '쪽발이 시장' 같은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게다가 일부 언론이 이에 편승해 자극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며 여론을 더 악화시키자 "경주 방문을 자제하자"는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고,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에 주낙영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적극적인 설명에 나섰다.
(사진=주낙영 시장 페이스북)

 


주 시장은 "반일감정이 팽배한 시점에 굳이 방역물품을 전달할 필요가 있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경주시는 태풍 등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우호도시의 도움을 받았고 상호주의 원칙에서 이번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998년 태풍으로 경주가 큰 피해를 입었을 당시 나라시는 시민성금 1억 3천여만원을 전달했고, 경주지진 당시에는 나라시 건축사회가 240여만원의 성금과 함께 조속한 피해극복을 기원하는 편지 등을 보내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일본에 비해 열악했던 1976년부터 19년간은 경주지역 학생 157명이 나라시 시수회의 장학금 1억 4천여만원을 받기도 했다.

주 시장은 "나라시와 교토시는 경주와 같은 역사문화도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교류를 해온 친구 같은 사이지만, 현재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제때 검사를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극일이라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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