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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92명 숨졌는데 선거 강행? '목숨투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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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 자택대피명령 속 선거강행 과정

뉴욕의 코로나19 검사 행렬. (사진=연합뉴스) 확대이미지

 

코로나바이러스에 7일(현지시간) 2578명이 감염돼 92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의 위스콘신주.

코로나19 확산 속에 자택 대피명령이 내려진 주이기도 하지만 이날 대통령 예비선거 등 투표가 진행됐다.

전날 주지사가 투표 연기를 선언했지만 몇시간만에 주 대법원이 주지사의 행정명령을 무력화하면서 이날 투표가 예정대로 치러졌다.

하지만 팬데믹 속에 치러진 선거다보니 여러 부작용이 속출했다.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투표가 진행되다보니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투표를 하는데 1시간 20분이상 기다렸다는 유권자들이 나왔다.

선거 관리 직원들의 고충도 이어졌다.

유권자간 거리를 유지하도록 테이프로 공간을 분리하고 멸균된 투표기구와 손 소독제도 제공해야했다.

밀워키의 경우 선거 관리 직원들이 부족해 180곳의 투표소 중 무려 175곳을 폐쇄했다고 한다.

이런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주 방위군까지 투입했다.

무엇보다 목숨을 걸고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서는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한 미국내 비판 여론도 많았다.

이처럼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은 위스콘신 주의 정치 지형과 관련이 있다.

이날 투표는 주지사의 전날 행정명령에 따라 두 달 연기하기로 했었다.

전날 에버스 주지사는 백악관에서 이번주와 다음주가 코로나사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명분삼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선거를 6월 9일 치르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 때 선거 연기를 해 온 다른 주들처럼 매우 자연스런 행정 명령이었다지만 결정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말 그때서야 공화당이 다수인 주 의회에 5월 26일까지 우편 투표를 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주 의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 우편 투표 준비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를 들며 주 지사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양측간의 대치 속에 결정은 미뤄졌고 결국 선거 직전에야 에버스 주지사가 행정명령을 내리게 됐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투표 연기를 할 마음도 없고 권한도 없다고 해왔던 말을 뒤집었다.

그러자 주 의회는 주지사가 선거를 연기할 권한이 있는지 곧바로 주 대법원에 의뢰했다.

7명으로 구성된 위스콘신 대법원이 공화당 출신이 5명으로 절대 다수라는 점을 알면서 내놓은 대응안이었다.

예상대로 주 대법원은 주 의회의 손을 들어줬다. 결정역시 민주당 출신 2명의 대법관만 에버스 주지사 편을 들었을 뿐이다.

주 행정부와 사법부가 당파적 이해에 따라 결정을 한 셈이 됐다.

주 정부를 운영중인 민주당은 코로나사태가 더 진행되는 것을 보고 투표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 반면, 주 의회와 주 사법부를 장악한 공화당은 지금해도 불리할 것이 없다고 본 때문에 서로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이처럼 유권자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위스콘신주의 정파적 행태에 대한 실질적인 비용은 코로나 잠복기를 거친 뒤에 본격적으로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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