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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이 제주여행 모녀 대변인? '선의의 피해'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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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피해자는 제주도민과 일선 공무원, 자원봉사자"
"美유학생이 귀국 5일 만에 제주 여행, 유증상에도 검사 안받아 '방역상 최악의 사례'

정순균 강남구청장. (사진=강남구 제공)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의 발언이 뭇매를 맞고 있다. 미국에서 귀국한 지 5일 만에 자가격리하지 않고 제주도를 여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유학생 모녀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한 것 때문이다.

정 구청장은 27일 오후 강남구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제주도가 이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강남구민인 이 모녀의 상황을 전했다.

제주도는 하루 전인 26일 "유학생 모녀가 유증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며 "방문 업소 폐쇄‧방역 조치 등 피해를 고려해 1억원대의 민사상 손해배상소송과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이번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모녀가 스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면 바람직하지 않았느냐 하는 아쉬움, 또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쏟아지는 비난이나 제주도의 손배소 제기 등은 이들 모녀가 겪은 상황이나 제주도 상황에 대한 오해나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학생 딸은 지난해 9월 보스턴 소재 대학에 입학한 뒤 강도 높은 수업 스케줄 등으로 학교생활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서, 기분전환을 위해 이들 모녀는 당초 21일부터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하와이행 항공편이 취소되자, 지난 15일 입국해 20일부터 제주도 여행길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유럽 입국자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진행된 것이 지난 22일부터고, 강남구가 재난문자로 관내 미국 유학생들에게 스스로 자가격리하도록 당부한 것이 24일었기에 모녀가 제주도 여행을 했을 때 자가격리에 대해 충분한 이해나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았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론은 싸늘하다. 이같은 내용의 브리핑 내용을 담은 강남구의 페이스북에는 정 구청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댓글이 하루 만에 500건 이상 달렸다.

(사진=연합뉴스)

 

"선의의 피해자는 제주도민과 일선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라는 댓글에서부터 "구청장인지, 변호사인지 모를 행보를 보이면 어쩌자는 건가", "이런 글들이 화를 더 부추긴다", "선의의 피해자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 등 질타를 받고 있다.

모녀가 제주 여행을 했을 당시 이미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강남구청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누리꾼은 "요즘 시기 유학생의 2주간 격리는 상식"이라며 "작은 증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관리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유학생이 귀국 후 단 5일 만에 제주여행을 한 점, 제주 여행 시 여러 곳을 다니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의 지키지 않은 점, 조금이나마 증상이 있는데도 제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방역상 '최악의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도는 "유학생 딸이 제주도 입도 첫날인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및 인후통을 느꼈고,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유증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었다"며 이들 모녀에 대해 '미필적 고의' 등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며 형사적 책임도 묻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 모녀는 미국 유학생 A(19세, 강남구 21번 확진자) 양과 어머니 B(52세, 강남구 26번 확진자) 씨다. 이들은 다른 동행자 2명과 함께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 여행을 했으며, 서울로 돌아온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두 사람 다 확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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