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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조주빈, 사이코패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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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사이버공간에서 무방비
피해자에게 'N번방'은 터널과 같아
조주빈, 무엇이 그를 괴물로 만들었나
사이버 범죄↑..수사 기법도 진화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악랄한 성범죄를 저지른 일명 박사의 신상이 어제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조직 폭력배거나 끔찍한 범죄 전력이라도 있었으면 우리가 이렇게 놀라지 않았을 텐데요. 뜻밖에도 피의자 조주빈은 지극히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한 우리 이웃의 모습이었습니다.

성적이 좋아서 장학금도 여러 차례 받았고요. 학보사 기자로도 일을 했는데 학보에 기고한 글을 보면 학생들의 안전을 강조한 글도 여럿 있었습니다. 보육원에 봉사 활동을 다니기도 했다죠. 그래서 더 충격적이고 더 의아한 겁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오늘 한번 더 연결을 해봐야겠습니다. 만나보죠. 이수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 인터뷰로 들으신 피해 여성이 미성년자예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이수정> 우리 사회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 특히 사이버 공간 상에 여러 가지 불법적인 유인에 대해서 무방비구나. 누구나 당할 수 있는 피해구나. 이런 것들을 알게 만드는 그런 사례였다고 보이고요. 많은 분들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제안에 응할 수밖에 없느냐라고 궁금증을 가지실 겁니다. 그런데 보통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은 일종의 터널 비전 같은 게 생기거든요.

(사진=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 교양학부 교수(대학원 범죄심리학과)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이수정>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그야말로 터널에서 사실은 옆이 안 보이지 않습니까? 깜깜하기 때문에. 나가는 구멍만 보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구멍을 나가려면 이 음란한 또는 가학적인 영상만 찍으면 끝난다고 하니 그것이 결국은 해결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착각을 하게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리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라는 사람을 좀 분석해 보고 싶은데 앞에서 피해자 중학생 인터뷰 들었습니다마는 성고문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예요. 그런데 피의자 신상을 열고 보니까 너무도 평범하고 성실한 학보사 기자 출신. 심지어 봉사 활동도 했다. 이거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이수정> 그야말로 이중적이다. 이 사람의 세계관은 아주 반반으로 나뉘어서 아마 행동을 했을 겁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친사회적인 자신의 모습과 온라인에서의 끔찍한 포식 동물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모습도 한편으로는 존재했던 거죠. 그런 잔인함이 발휘되는 근거는 사실은 돈 때문이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지금 범죄 수익이 100억대입니다.

◇ 김현정> 어마어마해요.

◆ 이수정> 집에서 1억 몇천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경찰은 발표했지만 사실 온라인상에서 얼마큼 금전 거래가 이루어졌는지 아주 철저하게 범죄 수익을 다 찾아내야 될 걸로 추정이 됩니다.

◇ 김현정> 그 돈은 추정컨대 100억까지도 가능하다고 보시고 계세요?

◆ 이수정> 거의 1만명 가까이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 사람들마다 100만 원이라고 해도 100억 아닙니까?

◇ 김현정> 지금 100만 원도 넘을 가능성이 큰데 최소 100만 원으로 잡아도 100억이다.

◆ 이수정> 단기간에 그 정도의 범죄 수익을 낼 수가 있겠구나 하는 걸 터득했다면, 애당초에 성도착증 환자거나 이렇다기보다는 굉장히 합리적 선택에 의해서 이런 인생을 살기로 작정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거죠.

◇ 김현정> 어마어마한 돈 앞에 합리적 선택을 한 거다.

◆ 이수정> 그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요. 문제는 그런 환경, 사이버 공간에 법도 없고 질서도 없다는 걸 이 사람 같은 고학력자들은 충분히 알 수가 있는 거죠.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 김현정> 지금까지 나온 주변 증언에 의하면 이 사람이 성실하고 평범했을 뿐만 아니라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사람이라고 하거든요. 이것도 이해가 되네요.

◆ 이수정> 그렇죠. 성적인 것이 꼭 무슨 성범죄를 마구 저지르고 다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사실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가 알고 있는 조두순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N번 방 운영과 같은 종류의 범죄는 못 저질러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힘듭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고학력자에다가 아마도 IT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정보통신과를 나온 걸로 알려졌습니다.

◆ 이수정> 그러다 보니까 이런 일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죄의식은 있었을까요, 교수님?

◆ 이수정> 죄의식이 아마도 처음에는 어느 순간에는 좀 있었을지 모르지만 더 이상 죄의식 같은 건 아마 느끼지 않을 거고요. 온라인 공간상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여성을 도구화하고 그야말로 노리갯감으로 정도밖에는 생각하지 않는. 그들이 생명체라고 애당초에 생각을 안 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정도의 수준으로 취급을 하면서 이들 사이에서는 아마 노리갯감으로 얼마든지 학대를 해도 나는 일단 고통을 느낄 수 없으니까 그들도 고통을 안 느낄 거다. 이렇게 그냥 편의적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는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애니메이션 캐릭터. 내가 어마어마한 금전적 수익을 얻는 데 도움을 주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렇게 생각하면 죄의식을 느낄 이유가 없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범죄, 지금 조주빈 하나 잡았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이수정> 지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에 소라넷도 있었고요. 사이버 범죄가 IT기술하고 거의 비슷한 속도로 발달을 합니다. 그런데 결국은 오프라인에서만 수색하고 압수 수색하고 그야말로 전통적인 수사의 기법은 이제는 좀 진화해야 될 때가 아니냐. 이렇게 보이고요. 그렇게 하려면 핵심적으로 지금 어떤 분이 함정 수사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선택도 이제는 불가피하다. 이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함정 수사, 잠입 수사 이런 것들 말이죠. 좀 더 적극적인 수사 말씀인 거죠?

◆ 이수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처벌 강화는 당연한 걸 거고요.

◆ 이수정> 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이수정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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