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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최일선도 뚫렸다" 지구대 경찰관 첫 확진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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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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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천지구대 경찰관 코로나19 양성
첫 사례다 보니 지휘부 '격리 범위' 두고 검토하다 7시간 지체
그시간 출근자는 지구대서 공포의 근무

대구강북경찰서 동천지구대 (사진=구글 지도 갈무리)

 

대구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치안 최일선인 지구대 경찰이 감염된 첫 사례다.

전에 없던 일이다 보니 동료 경찰관 가운데 일부만 우선 격리되고, 나머지는 해당 지구대에서 불안하게 근무를 이어가다가 뒤늦게 격리 조치되는 등 혼선도 빚어졌다.

18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대구강북경찰서 동천지구대 소속 경찰관 A씨는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7~28일 감기 기운이 있어 병가를 내고 집에 머물다가 이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앞서 경기 시흥경찰서나 대구 동부경찰서 등 본서 경찰관이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지만, 치안 최일선을 담당하는 지구대 경찰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A씨가 처음이다.

동천지구대가 A씨의 확진 사실을 통보받은 때는 지난 2일 오전 10시30분쯤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지구대가 문을 닫은 시점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였다. A씨의 확진 사실을 알고도 지구대를 폐쇄하기까지 7시간 넘게 걸렸다.

관할 경찰서와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A씨와 같이 근무한 팀은 바로 격리에 들어갔지만 직접 접촉하지 않은 2개 팀도 모두 격리할지 여부를 두고 지휘부가 논의하다 보니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며 시설 폐쇄가 지체된 이유를 설명했다.

시설 폐쇄가 늦어지면서 같은 날 주간 근무를 맡은 팀은 그 시간 동안 지구대에 계속 남아 업무를 이어갔다. 확진 경찰관 A씨와는 다른 팀이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밀접 근무가 이뤄지는 지구대 환경을 고려하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느슨한 조치를 두고 경찰 안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대구 지역 한 경찰관은 지난 14일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려 "근무자 전원을 즉시 격리 조치하지 않고, 6~8시간 가량 근무를 계속함으로 인해 방역망에 구멍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 경찰의 근무 특성상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거나 키보드, 전화기, PDA 등 알게 모르게 서로 간에 접촉이 이뤄진다"며 "확진자가 발생한 지구대 근무자는 음성이 나오더라도 격리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경찰청은 소속 직원이 확진됐을 경우 1차적으로는 관서장 재량 아래 격리해야 할 직원의 범위를 정하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 따라 격리가 필요한 직원이 추가로 파악될 경우 별도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규정만 두고 보면 대구청의 결정이 지침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관서장 회의에서 A씨와 다른 팀은 접촉자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날에도 동천지구대를 방역했고, 이후로 A씨가 지구대에 다녀간 적도 없다. (지침상) 이번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지구대라는 소규모·밀접 공간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경우 만큼은 대응 가이드라인을 보다 꼼꼼하게 다듬어야 현장 혼란을 줄이고 철저한 방역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 의료진이 아닌 경찰 지휘부에게 격리 범위를 자체 판단하도록 맡길 경우 일관된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동천지구대 사례만 봐도 애초 A씨와 근무한 직원들만 격리하기로 결정했다가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전원 격리로 조치를 바꾸는 등 혼선이 빚어졌고, 결국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지구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공포의 근무를 이어가야 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상황별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만들기보다) 지휘관이 우선적으로 격리 대상을 판단하도록 폭넓게 지침을 설정한 것"이라며 "지침을 변경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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