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사망자가 6일 오후를 기준으로 43명을 기록했다. 2명을 제외하면 모두 50세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았고, 2명을 제외하면 모두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방역당국은 이처럼 고령층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이유로 질병 그 자체의 특징을 꼽고 있다. 일반적인 질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증상에서 발병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집계된 사망자 43명의 이력을 살펴보면 90대가 1명, 80대가 10명, 70대가 14명, 60대가 11명, 50대가 5명, 40대가 1명, 30대가 1명이다. 유일한 40대 사망자는 고혈압을 앓고 있었고, 30대 사망자는 만성 간 질환과 말기 신부전증을 앓고 있었다.
33번 사망자인 67세 여성과 39번 사망자인 81세 남성까지 2명을 제외하면 숨진 이들 모두가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고연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환과 함께 치매와 뇌경색, 심부전 등도 눈에 띈다.
고령층일수록 질병에 취약하다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사망자가 특정 연령층에 집중되는 이유는 코로나19 자체의 발병 특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조사를 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이 발병일을 언제로 잡느냐는 것이다"며 운을 뗐다.
그는 "특이하지 않은 피곤함이나 권태감부터 시작할 수가 있고, 이어 기침이나 발열이 생겼다가 1주일 뒤엔 폐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도 초기에 발병일을 특정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단은 (발병) 하루 전을 잡아서 접촉자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일상 생활에서 굳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같은 특징이 역학조사 자체에도 지장을 초래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인원은 6일 0시 기준 모두 16만 4740명인데, 이 가운데 확진자는 6284명이다. 검사를 받은 전체 인원의 약 97%는 음성이었다는 뜻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지침 7판에 따라, 현재 확진 환자의 증상발생 기간 중 확진환자와 접촉한 뒤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경우를 '의사환자'로 분류해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중국 등 코로나19 지역 전파 국가 방문 뒤 14일 이내에 증상을 보인 경우와, 이단 신천지 등 국내 집단발생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으며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경우, 그리고 의사의 소견에 따라 원인미상의 폐렴 등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불안하다'는 등의 이유로 꼭 검사를 받고 싶어할 경우엔 검사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대구 신천지 신자들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검사 대상 가운데 상당수는 호흡기 증상을 보였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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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고도 절대 다수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겨울철에 흔한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들과 큰 차이가 없는 초기 증상을 나타내는 코로나19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셈이다.
다만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엔 증상 발생 이후 병세 악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에서 고령층에 대한 각별한 보호와 조기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날 "고령층에서는 처음에 이를 폐렴으로 인식하기 어려워 빨리 병원을 찾아오지 못하는 데서 시간이 걸린다"며 "그 이후 급격하게 (병세가) 악화되면서 산소치료나 다른 적극적인 치료를 하더라도 사망하는 사례가 꽤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조기에 (의심증상을) 찾을 수 있는지, 아니면 고위험군에게 (코로나19 자체가) 노출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며 "고위험군, 특히 어르신들을 모시는 가정이나 시설에서는 철저하게 이분들이 외부로부터 보호될 수 있게 종사자나 면회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빨리 발견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염원 자체에 노출되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보다 좋은 방법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