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주 이만희가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
이단신천지를 이끌고 있는 이만희 교주가 국가유공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공자 지정 과정과 코로나19 확산 책임에 따른 국가유공자지정 취소 가능성 등이 주목된다.
코로나19가 대구신천지교회의 집단예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는 이만희 교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유공자증서가 떠돌고 있다.
1931년생인 이씨는 2015년 1월 12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 명의의 국가유공자증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보훈처는 개인정보 사항이라며 이씨의 국가유공자지정 과정과 그의 공적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이씨는 6·25참전 유공자로 인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이 끝난지 수십년이 지나 여든을 넘은 고령에 국가유공자가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이만희 교주의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포되고 있는 국가유공자증서 사진. 국가보훈처는 그러나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국가유공자 지정 신청은 본인이나 가족이 할 수 있는데 이씨의 경우 누가 유공자 신청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6·25전쟁에 참전했으면 누구나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는데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6~7년 전부터 정부가 참전용사를 찾아내 국가유공자가 되도록 도와드렸다"고 밝혔다.
본인이나 가족이 신청했을 수 있고 정부가 참전사실을 확인해 국가유공자 지정을 도와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신천지가 운영하는 천지일보는 지난 2016년 6월 25일자에서 "이 총회장(HWPL 대표)이 이날 경기도 가평군 가평문화회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66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성기 가평군수(당시 새누리당)로부터 '호국영웅기장'을 수여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가유공자가 되면 여러 혜택을 받지만 본인이나 가족이 원할 경우 사후에 국립묘지(호국원)에 묻히는 영예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이씨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신도명단 누락이나 예배장소 축소 등의 의혹이 제기돼 서울시가 살인혐의로 고발한 것을 비롯해 여러 지자체와 신천지 피해자들의 고발이 잇따른 상태여서 수사와 재판 결과에 따라서는 국립묘지에 묻힐 수 없게 된다.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79조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품위손상행위를 한 사람이나 형법, 국가보안법 등을 적용해 국가유공자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형법상 금고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심의를 통해 국가유공자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립묘지에 묻힐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씨의 경우 이미 본인의 고향인 경상북도 청도에 선산을 마련하고 성역화하는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국가유공자지정 취소와 상관 없이 국립묘지에 묻힐 뜻이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천지 의장대 (사진=유튜브 캡처)
한편 신천지 유튜브 채널 등을 보면 이씨는 신천지에 수십명으로 이뤄진 의장대를 둬 운영하고, 큰 행사때 호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꼭 하는 등 군을 흉내내고 애국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군 안팎에서는 그가 6.25 참전 유공자로서 자연스럽게 군과 애국을 강조했을 수 있다는 평과 허세가 심한 사이비 교주일뿐이라는 평이 동시에 나온다.
이씨는 2일 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 로고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차고 나와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