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관광가이드 A(58)씨가 인후통과 기침 등 코로나19 증상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1일부터다.
서울시 소속 문화관광해설사로 8년째 일하고 있는 A씨는 증상 발현 직전인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서울 경복궁과 전쟁기념관 등을 돌며 중국과 홍콩, 대만 관광객을 가이드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 홀어머니 감염 막기 위해 집에서도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
마스크와 위생장갑 착용으로 감염전파 차단 (이미지=노컷뉴스)
설날인 25일에는 자택에서 남동생 가족과 누나, 여동생 등과 함께 가족모임도 가졌다. 함께 살고 있는 노모의 건강도 걱정이었다.
그는 중국계 관광객 가이드 업무가 끝난 뒤인 지난달 27일부터는 외출을 삼가고 집 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특히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할 때도 혹시 모를 감염을 막기 위해 반드시 위생장갑을 착용했다.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31일 이후에는 매일 증상과 외출내용 등을 일기 형태로 꼼꼼히 기록했다.
외출할 때도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을 택해 도보로 이동했으며 불가피한 경우에만 택시를 이용했다.
그는 발열 등의 증상이 계속되자 결국 지난 13일 미리 알아둔 인천 사랑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 박남춘 "개인 위생 잘 지키면 확산 막을 수 있다는 증거"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록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신의 증세에 대한 체크와 기록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증상이 멈추지 않자 지난 23일 스스로 사랑병원 선별진료소를 다시 방문해 2차 검체 채취검사를 한 결과 25일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시는 코로나19 확진자 A씨의 이같은 대응을 ▶개인위생과 자가격리 철저 ▶외출과 방문 최소화 ▶다중밀집공간 회피 ▶증세에 대한 철저한 체크와 기록 ▶선별진료소 사전 체크 등을 잘 지킨 모범사례로 꼽고 있다.
다행히 A씨 모친을 포함한 인천지역 접촉자 23명에 대한 1차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와 관련해 "A씨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증상이 나타나자 관광해설사 업무를 스스로 중단하고 집에서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해 동거한 어머니의 감염을 차단했다"면서 "이는 시민 여러분께서 개인 위생을 잘 지켜주신다면 지역사회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3명이다.
하지만, 첫번째 확진자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35·여)이고 두번째 확진자는 대구에서 온 60대 신천지 신도여서 인천시는 A씨를 사실상 인천의 첫 확진환자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A씨가 양성 판정을 받고 인하대병원 격리병동으로 후송됨에 따라 집에 홀로 남은 A씨 모친을 위해 미추홀구와 협의해 식사 등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