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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19 확산, '신천지 이만희 형 장례식'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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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휩싸인 청도…"동네 사람들 다 집에만 있다"

"만약 감염 됐다카면 우짜노. 증상이 언제부터 나오는 거여?"

21일 오전 경북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에 사는 변계선(88)씨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변씨가 지난 11일 풍각면 현리리 경로당을 찾은 이단 신천지 봉사자들과 만났기 때문.

이단신천지가 미용봉사를 벌였던 청도군 현리경로당. (사진=류연정 기자)

 

아직까지 당시 봉사자들 중 확진자가 있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봉사 주최가 신천지인만큼 동네 주민들의 불안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었다.

실제로 대구, 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이단신천지 신도들로 파악됐다.

변씨는 당시 신천지 봉사단에서 머리를 잘라준다고 해 동네 노인 20여명이 경로당에 갔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동네 사람들 모두 다 집에만 틀어박혀 지낸다. 시간이 지나면 좀 잠잠해져야 할텐데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경북 청도 대남병원. (사진=류연정 기자)

 

같은 시각,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남병원 앞은 쉴 새 없이 방역차가 돌아다녔다.

취재진 몇 명을 제외하곤 지나다니는 행인도 거의 없어 조용한 분위기였다.

출입문마다 '폐쇄' '출입금지' 푯말이 붙어 있어 스산한 기운이 감돌기까지 했다.

경찰이 현장을 찾아 병원 혹은 보건소 관계자로 보이는 직원에게 몇 가지를 묻고 현장을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출동한 경찰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당 직원과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질문하고 있었다.

경북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 이만희 형 묘소. (사진=류연정 기자)

 

현재 대구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이 된 청도.

청도가 이단 신천지의 성지격인 데다가 최근 이만희 이단신천지 총회장 친형의 장례식까지 있었다는 점이 알려지며 각종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는 농협장례식장에서 열린 이만희 친형 장례시장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 백여명의 신천지 신도가 장례식장을 찾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이후 장지까지 함께 이동했다.

또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도 직접 장례식장을 찾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만희 형이 묻힌 곳은 이단신천지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리는 청도 풍각면 현리리로 이만희 부모의 묘지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서 만난 60대 동네주민 A씨는 "이만희 형이 지난 3일인가 그쯤 여기 묻혔는데 당시 신천지 신도들도 같이 왔었다. 십수명 이상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전에도 이 동네에는 신천지 신도들이 수시로 왔었다. 이만희 생가, 기념관 격인 만남의광장이 있어서 신천지를 믿는 외국인들도 자주 다녀갔다"고 덧붙였다.

출입이 통제된 경북 청도군 대남병원 내 장례식장. (사진=류연정 기자)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1번 환자가 당시 대남병원이나 장례식장을 방문하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31번 환자가 비슷한 시기 인근 찜질방을 이용했고 대남병원에서도 십수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단 신천지 신도들과 대남병원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긴 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평소 내국인뿐만 아니라 중국, 필리핀 국적의 신천지 신도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꼭 31번 환자가 아니더라도, 신천지 신도들이 코로나19 확산 증폭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의심은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보다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장례식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오후 5시 기준,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53명, 그 중 신천지 신도가 대부분인 12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청도 대남병원 내 확진자 수는 16명이다.

(촬영=VJ 배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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