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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딸 옆에서 방치된 장애 노모…이웃도, 동주민센터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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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딸 옆에서 최소 사흘 동안 방치돼…의식 회복했지만 진술 어려워
지자체 "정기요양등급 있는 경우 지자체 방문간호사가 별도로 찾지 않아"

(일러스트=연합뉴스)

 

중증장애를 앓는 70대 어머니가 같이 살던 40대 딸이 숨진 뒤 사흘가량 방치됐다가 구조됐다.

경찰과 노원구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1시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아파트 4층 집에서 김모(77)씨와 그의 딸 김모(44)씨가 발견됐다. 요양보호사가 이틀째 방문해도 답이 없자 복지센터로 연락했고, 방문한 센터 직원이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신고했다.

발견 당시 딸은 숨져 있었다. 장판 위에서 발견돼 시신 훼손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딸 옆에는 어머니 김씨가 누워 있었다. 당시 김씨는 탈수 증세가 심각하고 의식도 없었지만, 요양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킨슨병과 척추질환을 앓아온 어머니는 2015년 장애판정을 받아 요양보호사가 정기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달 노인기초연금과 장애인부가급여 등 30만원 남짓을 받았다. 딸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앓아 고정 직업이 없어 벌이도 거의 없던 것으로 드러났다.

큰 아들도 있지만 모녀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는 이웃과도 왕래하지 않아 이들의 상황을 파악한 이는 없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그럼에도 모녀는 복지 대상 가구가 아닌 일반 가구로 분류됐다. 어머니 김씨처럼 정기요양 등급이 있는 경우 동 주민센터, 구청의 방문 간호사가 방문하지 않는 것이 '사각지대'를 낳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서비스는 매해 만 65세, 70세가 되는 노인을 찾아가지만 정기요양 등급이 있는 시민의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별도로 방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딸이 경제활동이 가능한 나이지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모녀가 사는 집이 딸 소유로 돼 있고 딸이 경제활동이 가능한 나이라 일반 가구로 분류했다, 어떤 질환을 앓고 있는지는 개인정보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딸에 대한 부검을 국과수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의심할 외상은 없었지만, 딸이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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