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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복면금지법 이어 식민지 시절 법까지 동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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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복면금지법, 이것만으로 계엄령은 아냐
앞으로 더 엄중한 법 시행될 것이란 전망 나와
홍콩 시민들, 캐리 람에 대한 신뢰는 바닥수준
평화시위도 불허·탄압, 오히려 시위 강경해져
경찰 총탄 피격당한 고교생, 다행히 회복 중
한국 교민들도 태극기 들고 시위 참여하기도
홍콩 민주화는 아시아 민주화와 직결, 연대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0)
■ 방송일 : 2019년 10월 4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남부원 (아시아태평양YMCA연맹 사무총장)

 


◇ 정관용> 홍콩시위가 벌어진 지 벌써 넉 달째. 지난달 캐리 람 행정장관이 홍콩 시위의 촉발점이었던 송환법 공식 철회했음에도 시위는 끊이지 않고 있죠. 그러다가 오늘 오후에 캐리 람 행정장관 기자회견을 열고 복면금지법 시행을 발표했어요. 이게 뭐 사실상의 계엄령 시작이다. 이런 말이 나오네요. 그래서 홍콩 현지에 거주 중인 아시아태평양YMCA연맹의 남부원 사무총장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남부원> 안녕하세요. 남부원입니다.

◇ 정관용> 복면금지법은 시위 장소에 복면 쓰고 나오는 거 처벌한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 남부원> 네.

◇ 정관용> 그런데 사실상의 계엄령 시작이다라고 하는 얘기가 나오는 그런 보도들은 왜 나오는 겁니까?

◆ 남부원> 그러니까 시위가 이게 적법하든 불법하든 그 시위에 나올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써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사실은 이 법은 계엄령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법을 시작으로 서서히 계엄령과 같은 더 엄중한 법이 추가될 거라는 굉장히 좀 불행한 그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긴급법입니까? 긴급정황규례 조례?

◆ 남부원> 네, 그렇습니다. 그게 제가 알기로는 그게 영국 식민지 시대 위기에 대응하고 관리하는 법의 일환이라고 들었는데요. 지금 그렇게 위기관리를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쁜가는 저도 좀 의문이 가네요.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캐리 람 행정장관은 그런 긴급정황규례 조례를 발동하면서 복면금지조치를 취한 거니까, 그렇죠.

◆ 남부원>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앞으로는 이 긴급법에 의하면 체포, 구금, 추방, 압수수색 등등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비상대권을 갖게 된다고 나오네요.

◆ 남부원>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오늘 법을 결정하기 전에도 많은 시민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정부청사와 또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워낙 많은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지속하니까 홍콩 행정부는 좀 물러서는 모양새를 그동안 취하지 않았습니까? 송환법 공식 철회한다 이런 식으로. 게다가 바로 며칠 전에 경찰의 실탄 사격이 있었고 점점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초강수를 둔 거네요. 이 초강수를 둔 이유가 뭘까요?

◆ 남부원> 캐리 람 장관은 일단 지금 시위가 계속 폭력화되고 있고 또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방지하고 또 질서유지와 시민의 안전 차원에서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는데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캐리 람 장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거의 바닥 수준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렇게 신뢰가 떨어져 있는데 점점 초강수를 둔다. 그러면 시위대를 더 격하게 자극하지 않을까요.

◆ 남부원> 그렇습니다. 거의 같은 시간에 마티하르 말레시아 총리가 캐리 람 장관은 지금 상태라면 사퇴하는 게 좋겠다 하고 아마 공식적으로 표명을 한 것 같아요, 이웃나라에서. 그럴 정도로 지금 캐리 람 장관의 초강수에 대해서는 많은 정치 지도자들도 우려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다른 나라 말레이시아 총리가 사퇴하라. 이렇게 말할 정도면 대단한 건데요. 그나저나 제가 조금 아까 언급했던 실탄 맞았던 고등학생 지금 상태가 어떻답니까?

◆ 남부원> 다행히 총탄이, 총알이 심장을 3cm빗겨나가서 생명에는,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닌데 지금 서서히 회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시민들이 특히 고등학교 2학년밖에 안 되는 청소년을 바로 근거리에서 저격을 한 것은 많은 젊은이들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학생만 있는 줄 알았더니 시위를 취재하던 인도네시아 출신 기자 1명도 경찰이 쏜 총에 맞았다고 나오네요. 이분 상태는 또 어떻답니까?

◆ 남부원> 그분은 아마 고무총에 맞았기 때문에 생명에 지장은 없는데 일단 눈을 관통했기 때문에 한쪽 눈은 실명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3일(현지시간) 홍콩의 타이쿠 역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도중 한 시위대가 경찰관과 얼굴을 맞댄 채 정면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오늘 거기도 평일이잖아요. 그런데 오후부터 캐리 람 행정장관의 이런 발표를 듣고 거리에 시민들이 막 나온다고요?

◆ 남부원> 그렇습니다. 오늘 이미 법이 공식발표되기 전에 젊은이들 중심으로 여러 군데에서 시위가 시작됐고요. 또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주말 그리고 10월 7일이 여기 연휴입니다. 그래서 3일 동안 초강수를 둔 법의 시행과 관련해서 굉장히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시위대 규모가 조금 줄고 있다 이런 보도도 있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까, 어떻습니까?

◆ 남부원> 일단 평화적 시위를 불허하거나 또는 평화적 시위를 강경하게 탄압하기 때문에 시위가 거꾸로 폭력화되고 있는 것 같고요. 오히려 지금 학생들 중심으로 시위가, 지금 제가 보니까 고등학생과 중학생들까지 지금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여기 민심은 아주 캐리 람 장관에 대해서는 굉장히 적대적인 상황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상황에 캐리 람 장관은 또 강수를 뒀다. 이번 주말 사이에 유혈사태로 막 가는 거 아닐까요.

◆ 남부원>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죠. 정말 평화적으로 시위가 돼야 되고 또 캐리 람 장관이 정말 민심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뭘 원하는지 겸허히 듣는 일만이 가장 우선적인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 정관용> 홍콩에 우리 교민들도 많이 계시고 상사 주재원들도 많이 계시고 그렇지 않습니까?

◆ 남부원> 며칠 전에는 한국 태극기가 나와서 교민들도 참여하고 있는 걸 봤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민주주의와 인권과 또 평화와 정의를 위한 국경을 넘는 그런 연대와 지지가 꼭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얼마 전까지는 중국이 군대를 파견해서 강제진압할지 모른다는 얘기들이 계속 뒤숭숭하게 있었는데 지금도 여전합니까, 그런 분위기는? 아니면 그 우려는 없어진 상태입니까?

◆ 남부원> 아마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런 얘기가 계속 돌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평화적 시위가 잘 아시는 대로 5가지 요구를 계속 해오고 있는데 아마 행정부와 또 특히 캐리 람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겸허한 대답을 내놓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부의 대응법이 아닐까 그렇게 보이네요.

◇ 정관용> 오늘 우리 한국에서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홍콩 사람들, 또 홍콩 관련 시민단체들도 무차별적 폭력 진압 중단하라. 이런 성명서를 냈다고요.

◆ 남부원> 저도 들었습니다. 아마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특별히 총에 맞은 고등학생의 그런 어려움을 보면서 정말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원칙과 준법을 오히려 정부에 요구하는 그런 기자회견이었다고 듣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가능할까요, 홍콩의 민주화.

◆ 남부원> 홍콩의 민주화는 아시아의 민주화와 다 직결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홍콩 시민들의 이런 힘겨운 싸움에 저는 한국을 비롯해서 이웃나라들이 동참하면서 정말 마음을 함께하는 그런 지지와 연대가 꼭 계속 되었으면 하고 멀리서 바라봅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남부원> 감사합니다.

◇ 정관용> 아시아태평양YMCA연맹 남부원 사무총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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