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9시 5분쯤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서 일어난 산사태 현장에서 군인들이 매몰자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일가족 포함 주민 4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사하구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과거 묻어놓은 석탄재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오전 9시 5분쯤 부산 사하구 구평동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로 밀려 내려온 흙더미가 주택과 식당 가건물 등을 덮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주민 권모(75)씨 일가족 3명과 식당 종업원 배모(68)씨 등 4명이 매몰된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토사와 함께 물이 쉬지 않고 흘러내려 평범한 골목길이었던 사고 현장 일대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매몰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외에도 토사물에 연립주택 입구가 막히거나 차량이 파묻혀있는 등 곳곳에서 산사태의 상흔이 남아 있다.
3일 오전 발생한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대가 포크레인을 동원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구조 현장을 지켜보던 인근 주민들은 산사태 원인이 과거 묻어놓았던 석탄재라고 입을 모았다.
구평동 이주용(63) 6통장은 "흘러내려 온 흙 색깔이 새까만데 이게 다 30여년 전 인근 감천화력발전소에서 가져와 묻어놓은 석탄재"라면서, "이후 예비군 훈련장이 들어섰는데, 아래에 석탄재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흙을 매립해 연병장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통장은 "오래 전에도 지금 내려온 것의 3분의 1 정도 만큼 흙이 흐른 적이 있다"면서, "석탄재 때문에 가뜩이나 지반이 약한데 일대에 불법경작까지 해 몇 년 전부터 위험성을 지적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민 이동후(33)씨도 "이건 물을 머금은 석탄재 무게 때문에 무너져 내린 것"이라면서, "부모님이 오래 사셨는데 여기에 석탄재를 묻었다는 건 일대 주민들이 다 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발생한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현장에서 토사물이 흘러내려 인근 공장 등을 덮친 모습. (사진=부산CBS 박진홍 기자)
이어 "주민들이 인근 훈련장 소음 피해나 소방도로가 좁은 문제도 꾸준히 지적했지만 아무것도 개선된 것이 없다"면서, "일대 주민들이 얼마 안 산다고 등한시 여기다가 결국 이런 큰 사고가 터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관계 기관은 매몰자 구조 작업을 마치는 대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