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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거리핵전력 조약 탈퇴…군비경쟁 격화 '신냉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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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연합뉴스)

 

미국이 2일(현지시간)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이에 러시아도 이미 탈퇴 입장을 밝힌 상황이어서 군비경쟁 격화에 따른 신냉전이 우려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INF 조약 탈퇴 시점이 미 동부시간 2일 0시부터라고 밝혀 이날부터 INF 조약이 사실상 무력화됐다.

앞서 칼러 글리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조약이 8월 2일 종료되면 미국은 더 이상 INF상 금지 조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의 조약 탈퇴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지난달 3일 미국이 조약 이행을 다시 결정할 때까지 INF 조약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한 상태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달 30일 INF 조약 종료와 관련한 정책을 뒤집기 위해 수일 내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캡처=위키피디아)

 

INF는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해 이듬해 6월 발효된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인 중·단거리 미사일 2692기를 없애고, 이후에도 양국의 미사일 개발경쟁을 억제하는 기능을 했다.

이에 따라 INF 조약 무력화는 미국과 러시아간 군비경쟁을 촉발시키면서 전세계를 신냉전의 흐름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미국의 강경 조치는 INF 조약에 가입하지 않아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도 알려져, 동북아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INF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INF 탈퇴를 위협하면서 러시아의 조약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중국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이 탈퇴 후 태평양 역내에 핵전력을 증강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탈퇴 공식화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또한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 수를 제한하기 위해 지난 2010년 합의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 스타트·New START)'도 파기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21년 만료되는 이 협정의 갱신에 최근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미국·러시아 보유 핵탄두 (그래픽=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조약 탈퇴 발표에 앞서 지난 1일 "핵전쟁의 브레이크를 잃게 된다"며 미·러 간 INF 조약의 폐기에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INF 조약이 폐기되면 전 세계가 핵전쟁을 막는 귀중한 브레이크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당사국들은 국제적인 군비 통제를 위한 합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INF 조약 체결 당사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조약 탈퇴 결정은 국제 안보를 혼돈에 빠뜨릴 것"이라며 "INF 폐기는 국제 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안보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이 조약 폐기 기조를 바꿀 줄 알았다"면서 "파트너들에게 일말의 희망이 남아 있었는데 현실화하지 못했다. 전략 안보에 충격이 미친 것을 보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모든 당사자가 글로벌 전략 안보의 마지막 기둥을 지켜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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