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의 유방암 수술 과정에서 특혜의혹을 제기하던 야당이 오히려 과도한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청문회를 '당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7일 오후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오히려 야당의 질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며 야당과의 사사건건 고성을 주고 받으면서 청문회 내내 소란이 이어졌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제보를 바탕으로 박 후보자의 수술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촉발됐다.
윤 의원은 "후보자가 황후급 치료를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뒤 "그것도 암수술을 했기에 참 어렵다는 이유로 동정심을 유발하는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서 (특혜 의혹을)돌려버린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하며 자리에 '박영선, 자료제출 거부!''국민들은 박영선 거부!' 글귀를 붙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윤 의원은 앞서 서면 질의를 통해 박 후보자의 암수술을 받은 장소와 일시 등에 관해 물은 바 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적 있냐'라는 서면 질의는 인쇄물로, 책자로 만들어져서 전국으로 다 돌아다닌다"며 "저는 그 질의를 보는 순간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라고 생각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그는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서로가 서로에게 존중해 주는 것"이라고 질책 수준의 발언을 이어갔다.
또 박 후보자는 질의를 한 윤 의원을 향해 "제가 의원님께 전립선암 수술했냐고 하면 어떻게 느끼겠나"고 오히려 반문하기도했다. 청문 대상인 후보자가 청문위원의 질의에 오히려 질문으로 역공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고성 질책이 이어지자 "유 의원님이 말씀하신 유방암과 관련된 부분은 전국적으로 유방암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것이다. 여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와 자리에 붙인 글귀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오히려 그는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지만 이 정보를 제공한 사람은 개인 건강 관련은 의료법, 개인정보법에 저촉된다. 의사도 못하는 부분"이라고 역공세를 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공방도 극에 달했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뭐하는 거야"라며 고성을 주고 받기도 했다.
한국당 윤 의원은 치료 과정의 특혜 의혹 뿐 아니라 박 후보자가 의원 시절 논란이 일었던 '황제골프 의혹', '광우병 발언', '배우자 일본 아파트 소유 문제', '아들 유학 문제' 등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사실 무근'이라거나 물러서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