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백석역' 목격자 "콸콸 '뜨거운 물' 용암 끓듯...엄청난 공포"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도로 덮은 100˚C 물, 부글부글 끓어
안개같던 수증기…공포에 떤 시민들
27년 된 수송관, 노후화 예상돼
상수도관 덮는 토양이 너무 얕아
노후관이면 교체 했어야..검사 안한듯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성진 (현장 목격 시민), 조원철 교수(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

지금 수도권에 한파 주의보가 내렸습니다. 제가 있는 목동도 영하 4도 확인하고 제가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한파 주의보가 내린 지난밤에 경기도 백석역,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땅속에 매설돼 있던 온수 수송관이 갑자기 파열이 된 겁니다. 100도씨에 이르는 물이 콸콸 쏟아져나오고 수증기 기둥이 치솟아 올랐는데요. 거기를 지나던 차가 있었겠죠. 사람들도 있었겠죠. 결국 한 차량에 타고 있던 탑승자는 그 뜨거운 물에 사망을 했고요. 지금 화상을 당한 부상자도 20명이 넘습니다. 그 일대는 온수가 끊겼습니다. 굉장히 추운 밤을 보냈습니다. 청취자 5233님이 '지금도 온수 안 나옵니다.' 그 지역 사시나 봐요, 문자도 주셨는데. 도대체 이 황당한 일이 어떻게 벌어지게 된 건지 우선 현장에 계시던 목격자부터 연결을 하겠습니다. 조성진 씨세요. 조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조성진> 안녕하세요.

◇ 김현정> 당시는 뭐 하고 계셨어요, 어젯밤에 그 당시?

◆ 조성진> 제가 8시부터 운동을 하고 있었거든요. 사고가 8시 40-50분경에 났다고 하니까. 제가 한창 운동을 하고 있는데 작은아이가 전화가 왔어요. 전화가 왔는데' 아빠, 지금 여기 불난 것 같은데 앞도 안 보이고 불도 꺼졌어. 막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너무 당황해서 제가 흥분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러면 혹시 주변에 어른들이 있니 그랬더니 어른이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바꿔줘라 그랬더니 지금 그 자체에서 불이 난 건 아니고 옆에서 불이 난 것 같다는 거예요. 연기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 김현정> 그 현장을 보고 불이 난 걸로 아들은 파악하고 있었고. 근처 건물에 있었던 거죠?

◆ 조성진> 네. 그 주변 어른들도 다 건물 안에서는 화재가 난 걸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운동을 하시던 선생님이 바깥을 내다보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까?

◆ 조성진> 내다봤더니 소방차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고. 그리고 안개가 자욱해서 대관령이나 올라갈 때 안개 끼면 앞이 안 보이잖아요. 그런 상황처럼 건물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증기가 가득했었었어요.

◇ 김현정> 거기 높은 건물 많잖아요, 백석역 근처면. 번화가 아닙니까?

◆ 조성진> 한 3층, 4층 정도의 높이는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안개가 있었어요, 수증기가.

◇ 김현정> 그게 딱 파열되고 몇 분 만에 보신 거죠?

◆ 조성진> 제가 봤을 때가 9시경. 9시 5분, 10분 정도 됐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한 15분 정도 지난 시간인데 그때도 3-4층 높이가 안개 끼듯이 수증기가 자욱했어요?

◆ 조성진> 네, 아무것도 안 보일 정도로 그렇게 자욱했었어요.

◇ 김현정> 아무것도 안 보일 정도로.... 물도, 온수도 도로에 넘쳐났습니까?

◆ 조성진> 제가 옷을 챙겨입고 나갔는데 나가서 보니까 인도까지 차올라서. 그런데 그게 그냥 빗물이나 이런 게 아니라 라면 끓는 물처럼 100도씨가 넘는 뜨거운 물들이 넘쳐난 거잖아요. 용암수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오르더라고요.

◇ 김현정> 15분, 20분 지났는데도 그때도 부글부글하고 있어요?

◆ 조성진> 계속 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으니까.

◇ 김현정> 계속 콸콸콸콸이었군요.

◆ 조성진> 네.


◇ 김현정> 그게 온수 밸브를 바로 잠가서 물이 멈춘 게 아니라 계속 그냥 흐르는 상태로 물이 콸콸콸콸 용암 솟듯이, 온천 솟듯이?

◆ 조성진> 네. 제가 SNS에 올렸던 사진을 보면 차가 사고 났던 차량인 것 같은데 그 사고가 앞부분이 매몰돼 있었거든요. 제가 가서 사진 찍을 때는 물이 솟구쳐 오르지는 않았는데 앞의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앞쪽에서도 물이 엄청나게 솟구쳤었대요.

◇ 김현정> 돌아가신 그분, 사망자가 한 분 나왔죠. 차량 탑승하신 분. 그분은 파열될 때 바로 그 위를 지나고 계셨고. 파열이 되고 땅이 움푹 파인 그쪽으로 차가 빨려들어간 겁니까? 피해자 분이 뒤에 탑승해 있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 조성진> 그랬던 걸로 나중에 들었어요.

◇ 김현정> 거기서 변을 당하신 거군요. 물이 그쪽에 고일 테니까.

◆ 조성진> 네, 그렇게 들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다른 거리를 걸어다니던 행인분들이 다 화상자 20명 넘게 화상을 당하신 겁니까?

◆ 조성진> 주변에 워낙 뜨거운 물이 솟구쳐버리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못 나오신 분들도 있었고 지나면서 그 물을 맞았던 분들이 아마 화상을 입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앞의 건물에 있었던 아드님은 무사히 피해를 면했어요? 피신했습니까?

◆ 조성진> 제 아들은 다행히... 10명이 있었대요, 친구들끼리. 그런데 보호자가 한 분이 계셔가지고 같은 학부형이 있어서 그 학부형이 안내를 해 줘서 집에 왔는데요. 바로 도로가 다 통제되니까 바로 건너오면 가까운 거리였는데, 외곽으로 돌아서 오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죠.

◇ 김현정> 정말 이거는 상상도 못 할 현장이었는데, 많이들 주민들이 놀라셨겠어요?

◆ 조성진> 많이 놀랐죠. 이게 그냥 비가 와서 하수관이 터지거나 그런 사고가 아니고 물이 끓는, 라면을 끓일 수 있는 100도씨의 물이 도로로 솟구쳐 오른 거였었잖아요. 높이 솟구쳐 올라서 실제로 가까이 봤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엄청나게 공포스러웠더라고요. 냄새가 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뿌연 안갯속에서 사우나에 갇혀 있는 그런 느낌이 도로에서 난 거니까 굉장히 위험스럽고 공포스러웠었죠.

◇ 김현정> 왜 안 그랬겠습니까. 알겠습니다. 주변 분들 아직도 온수가 안 나오는 곳도 있고 고생도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여기까지 일단 전해 듣고 저희가 이 사고 원인들을 파악을 해 보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조성진>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백석역 인근에 사시는 분이세요. 조성진 씨, 시민 한 분을 먼저 만나봤고요. 도대체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가 짚어봐야죠.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이십니다. 조원철 교수 만나보겠습니다. 조원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원철> 수고 많으십니다.

◇ 김현정> 아직 현장은 못 가보셨겠지만...

◆ 조원철> 아직 못 갔습니다.

백석역 사고 현장 (사진=목격 시민 제공)

 


◇ 김현정>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전문가로서 어떻게 파악하고 계세요?

◆ 조원철> 우선 관이 91년도부터 매설된 거기 때문에 한 27년 정도 됐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 조원철> 이게 상수도관이 아니고 온수관이기 때문에 노후화가 빨리 진행이 되죠. 그래서 우리 동맥 경화가 빨리 진행된 것처럼... 실제 저희가 옛날에 상수도관을 5년에서 30년 사용한 걸 5년, 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나이별로 사용한 것을 조사를 해 봤더니 안에 스넥이라고 그러는 찌꺼기가 굉장히 두껍게. 심한 건 한 25mm. 그러니까 2.5cm 정도까지 그 이상으로 관이 두꺼워졌어요.

◇ 김현정> 찌꺼기가 껴서.

◆ 조원철> 찌꺼기가 끼어가지고. 그런데 그 찌꺼기라는 것이 단순하게 문지를 정도가 아니고 주물로 만든 철처럼 아주 딱딱해요. 잘못 건드리면 손이 찢어지는데. 이런 관이 끼면 상수도 압력은, 온수의 압력은 일정하게 가지만 관이 굉장히 거칠어지고 관이 단면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지죠. 높아지면 약한 부분이 터질 수 있는 개연성이 굉장히 높고. 이게 노후화라고 하는 가장 기본적인 현상이고.

또 혹시 그 주변에서 이번에 싱크홀이 발생됐을 수도 있어요. 사전에 조금씩 누수가 되면서요. 싱크홀이 발생되면 그 접합 부분의 모든 받치고 있던 흙들이 다 쉽게 나가버리거든요. 그러면 위에서 하중이 오면 그 접합부 부분이 약해져서 잘라질 수가 있죠.

◇ 김현정> 아니, 안 그래도 여기 지금 싱크홀이 최근에 몇 차례 발생한 곳이라는 지금 증언들이 나오고 있었거든요?

◆ 조원철> 그러면 싱크홀 같은 징후가 있었으면, 사전에 징후가 있는 걸 신고를 받아서 조사를 했으면 막을 수도 있지 않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상수도관의 경우. 이번에는 온수관이기는 합니다마는 상수도관이면 겨울이 되면 흙이 딱딱해져요. 아직 언 상태는 아닙니다마는 딱딱해지면 지표면에 차량이 다닌다든가 해서 진동이 오면 딱딱해지면 그 진동이 바로 관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관에 손상을 주면서 이번 같은 일이 발생될 수가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현재 날씨로는 그 영향은 아닌 것 같고. 다만 관의 그 흙 덮인 두께를 '토피'라고 그러는데. 토피가 1m 50밖에 안 돼요. 이건 우리가 조금 더 깊이 해야 되는데 물론 표준화시켜놓은 것이긴 합니다만, 1m 50이 항상 얕다고 2m 이상은 돼야 된다고 저희들이 늘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파열이 돼도 괜찮도록 한 2m는 흙이 쌓여 있어야 된다, 깊이로 가야 된다고 했는데 지금 얼마라고 하셨죠? 위에 쌓인 흙이?

◆ 조원철> 1m 50입니다. 표준 설계 규정이.

◇ 김현정> 1m 50이나 2m나 그렇게 차이가 날까. 일반인들이 생각할 때는 그런데 그게 큰 차이군요.

◆ 조원철> 그래도 위에서 오는 충격을 막아주는 효과는 굉장한 차이가 나거든요. 그리고 파열됐을 경우에는 1m50이나 2m나 같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마는. 그리고 이 관이 850mm짜리입니다. 굉장히 큰 관이에요.

◇ 김현정> 굵기가?

◆ 조원철> 굵기가 850mm고. 이게 열 공급을 하기 때문에 뜨거운 상태인데 하여간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압입니다. 상수도보다는 훨씬 높은 고압이고 그다음에 싱크홀 효과가 있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오래된 관 나이 때문에 큰 영향을 받은 걸로 저희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까 이제 이해가 되네요. 어떻게 이게 91년도면 아주 오래된 것도 아닌 느낌인데 왜 그런가 했더니 온수관이라는 특성.

◆ 조원철> 관은 오래됐습니다. 27년이면요.

◇ 김현정> 그러면 보통 얼마면 교체했어야 되나요, 전문가가 보시기에?

◆ 조원철> 상태를 점검을 하죠. 수시로 점검을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10년만 돼도 갈아치우는 경우가 있고요, 상수도관의 경우에 보면. 10년 이상이면 다 정밀하게 검사를 해서 교체해야 되는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여기는 27년이나 되도록 왜 그냥 둔 거죠?

◆ 조원철> 상태가 좋았던 거죠. 우리가 이제 그냥 물만 계속 뜨거운 물만 보내는 게 아니고 중간중간에 관을 또 청소를 하거든요. 청소를 하면서 점검을 하는데 이 점검이 제대로 규칙적으로 됐는지 안 됐는지도 한번 확인해야 될 겁니다.

◇ 김현정> 검사를 안 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데 검사할 때 제대로 했는지 그냥 시늉만 냈는지 이제 봐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조원철>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사고 난 걸로 봐가지고 노후관이 문제가 확실하다면 지금 검사가 제대로 안 됐다는 이야기로 귀결이 되는 것 같은데.

◆ 조원철> 안 됐다는 증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황당한 사고는 저는 처음 봐서요, 온수관이. 지금 라면이 부글부글 끓듯이 했다라는 이 증언이 충격적인데.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 매설된 지역난방공사 온수관이 파열된 가운데 사고 현장에서 고립된 카니발 차량에서 송모(67)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사진=고태현 기자)

 


◆ 조원철> 한 100도 가까이. 100도는 아니겠습니다마는 100도 가까이 물이 뜨거운 물이 나왔으니까 라면을 충분하게 끓일 수 있는 그 느낌을 우리가 받을 수가 있고요. 이것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땅속에서 뜨거운 열수가 나오니까 생명을 잃으신 분도 있는데, 먼저 참 애도를 구합니다. 현대 생활에서는 이런 재난과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죠.

◇ 김현정> 원인 파악 철저히 해야겠고요. 재발 방지까지 이번에 대책 세워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원철> 네.

◇ 김현정>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이세요. 조원철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