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대란'으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주말 사이 불편을 겪던 가게들의 카드결제는 상당수 복구됐지만, 아직도 일부 가게들은 먹통 인터넷에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서대문구 충정로 인근의 한 편의점은 '전산장애 현금결제만 가능'이라고 쓰인 종이를 붙이고 영업을 이어갔다.
아르바이트생 이유정(30)씨는 "결제가 안 되니 손님들이 오셨다가도 돌아가시고 아침부터 점포가 조용했다"며 "고객이 아예 절반 이상 준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벽에 KT직원이 와서 오전 중에는 복구될 거라고 해 수시로 확인하고 있는데 아직 아예 안 된다"고 했다.
아현동 인근의 한 은행에서도 ATM 3대 중 한 대만 정상 운영될 뿐, 나머지 기계들에서는 '사용불가, 회선 연결 중입니다'라는 안내문구가 나왔다.
일부 업종에서는 유선 카드결제기 대신 이동형 단말기를 사용하는 임시방편을 쓰기도 했다.
서대문구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명한(48)씨는 "우리는 배달업종인데 배달 전화가 아예 안 되니 3일 동안 매출이 뚝 떨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씨는 "가게 밖에 나가면 와이파이를 잡아서 배달용 단말기로 결제가 된다"며 "매장 손님들의 결제를 그렇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충정로 인근의 한 카페에서도 매장 전용 포스 대신 다른 단말기를 빌려와 카드결제 손님을 받았다.
카페에서 일하는 지명현(27)씨는 "본사에서 임시로 SKT단말기를 가져와서 카드결제는 하고 있다"며 "그래도 포스를 써야 하는 할인이나 적립, 와이파이는 감감무소식"이라고 말했다.
한편 KT관계자는 이날 2차 합동감식에 들어가며 오전 8시 기준 유선망 98% 무선망 80%가 복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