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자 (피지 은혜로 집단농장 탈출)
지상 낙원이라고 불리는 남태평양의 섬, 피지. 그런데 이 먼 곳에 국내의 한 이단이 진출을 해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고 그 안에서 신도들을 감금하고 폭행까지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 지난 여름에 드러나서 많은 이들이 놀랐던 사건이 있죠. 바로 이단 은혜로 집단 사건. 은혜로교회 사건이라고도 불립니다만, 정확히는 기독교 교회가 아닙니다. 핵심 인물인 신옥주 목사와 지도부 3명은 경찰 수사로 구속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 은혜로 집단 사건이 일단락이 된 줄 알았는데, 저희 뉴스쇼 제작진 앞으로 피지에서 탈출한 피해자 한 분이 다급하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지금도 그 은혜로 집단 농장은 피지에서 운영이 되고 있고 우리가 몰랐던 많은 문제들이 아직도 자행되고 있다. 하루빨리 그들을 탈출시켜 달라.' 이분이 굉장히 용기를 내신 겁니다. 피지 은혜로 집단 농장에서 탈출한 피해자 직접 만나보죠. 선생님, 안녕하세요?
◆ 피해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이단 은혜로 집단. 지도부가 지난 8월에 경찰 구속되고. 그래서 저는 다 해체되고 이제는 피해자들도 다 한국에 돌아오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까?
◆ 피해자> 네, 아닙니다. 한국으로 나온 신옥주 씨 포함하여 신 씨 동생분과 그리고 과천에서 타작마당을 주도했던 범인들은 잡혔는데, 정작 피지에서 잡혀야 할 주범들은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대로 집단 농장이 운영이 되고 있다, 그 방식 그대로?
◆ 피해자> 네. 피지에서 잡혀야 할 주범은 7명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지도부라고 불리는 사람 7명 정도가 아직 그대로 거기 있기 때문에 농장은 그대로 운영이 되고 있다? 지금 인터뷰하시는 분은, 피해자분은 그럼 어떻게 한국으로 돌아오신 거예요?
◆ 피해자> 저 같은 경우는 거의 햇수로 2년 정도 있다가 왔어요.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하고 그런 가운데서 총무 이 씨가 저에게 '너는 이 낙토를 믿지 않으니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 목사님은 널 한국으로 가라고 하셨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한국에 보내준다고 해서 얼씨구나 좋다하고 좋아하면, 오히려 안 보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안 가겠다고 말했지만, 가라고 얘기를 했고, 가기 전날까지 두들겨 맞고, '가겠다'라고 계속 제가 주장을 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날 당일날 여권을 받고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나가라 또 말해놓고도 폭행을 막 해요, 안 내보내고?
◆ 피해자> 다른 데로 또 돌려서. 다른 농장으로 보내기도 하고.
◇ 김현정> 우여곡절 끝에 하여튼 나오신 거네요, 어렵게.
◆ 피해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단 은혜로 집단 사건.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처음 듣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사건 개요를 짤막하게 다시 좀 훑어보겠습니다. 우리 인터뷰하시는 분은 은혜로교회라고 불렸던 그 이단에 다니기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예요?
◆ 피해자> 저희 엄마에게 전도돼서 다니게 된 게 2012년부터고요. 2015년 피지를 들어가게 됩니다.
◇ 김현정> 여기가 그런 이단 교회인 줄은 모르셨어요?
◆ 피해자> 예수교 장로회라고 나와 있었고 타작마당이나 그런 폭행 이런 건 처음부터 있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언제부터 그럼 그런 폭행이 시작됐어요?
◆ 피해자> 심해지게 된 게 2014년이 기점이에요. 이주하기 시작한 것도 2014년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피지로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 김현정> 피지로 간 분은 도대체 몇 분입니까?
◆ 피해자> 지금은 한 420여 명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가서 정착해서 살려면 돈이 들잖아요. 이주 자금은 어떻게 마련을 했어요?
◆ 피해자> 교인들의 피 묻은 헌금. 그것도 물론 자원을 한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어떤 부분은 강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기도 했고. 대출받고 자기 전 재산을 다 털어서 외화로 바꿔서 송금을 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피지로 옮겨간 후에 거기서 노동력 착취와 폭행과 감금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 피해자> 맞아요.
◇ 김현정> 여러분, 가장 크게 알려진 게 폭행입니다. '타작마당'이라는 의식. 목사라고 불렸던 신옥주 씨가, 이분은 여성입니다. 신도들 뺨 때리고 머리채 잡고 흔들고 그게 뭐예요?
◆ 피해자> '손에 키를 들고 타작마당에서 알곡과 쭉정이를 가린다'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서... 교인들이 알곡과 쭉정이인 거죠. 그걸 갈라낸다는 거예요. 그게 타작마당인데 직접 뺨을 쳐서 그거를 견디면 알곡이고요. 도망가면 그 사람은 쭉정이인 거예요.
◇ 김현정> 뺨을 막 때리는데 거기서 못 견디면 쭉정이예요?
◆ 피해자> '귀신 들렸다, 귀신 덩어리' 이런 말부터 시작해서 온갖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고. 심지어 저 또한 그렇게... 제가 청년 중에서는 아마 가장 많이 맞았을 거예요.
◇ 김현정> 어떻게 맞으셨어요? 어떤 기억인지 떠올리기도 싫으시겠지만...
◆ 피해자> 간단하게 타작을 한다 하면 단체들끼리 무리지어서 하는데, 장소는 가려지지 않고 밤 10시부터 한 3시간 정도 그렇게 매일마다 타작마당이라는 걸 했었고.
◇ 김현정> 매일 해요? 매일 타작을 해요?
◆ 피해자> 매일 밤 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때려요, 그러면? 어떻게 3시간을?
◆ 피해자> 작은 실수을 하거나 아니면 무슨 말을 잘못했거나 그러면, 그 사람을 가운데로 세운 상태에서 돌아가면서 때리기도 하고 또는 그 사람의 가족이 때리는 경우도 있고. 너무나 비인격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고. 저도 그렇게 매일 밤 타작을 받았고요.
◇ 김현정> 그렇게 또 하기도 하고. 신옥주 씨, 지도부가 나서서 때리는 타작마당도 있었다면서요?
◆ 피해자> 맞습니다. 지도부가 하는 경우는 보통 신옥주 씨가 사주를 하는 거죠. '누구누구 좀 세게 때려라' 이런 식으로. 그리고 영상을 찍어서 보고를 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아니, 그렇게 때리다 보면 쓰러지는 사람도 있고 그런 거 아니에요?
◆ 피해자> 피지에서 맞고 심한 외상으로 한국에 나오셔서 돌아가신 분도 실제 계시고.
◇ 김현정> 돌아가신 분까지 계세요?
◆ 피해자> 네. 그리고 저 같은 경우는 '한국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전체 교인이 한 350여 명 정도 있었고, 거기에서 제가 집단 구타를 당했어요. 온갖 욕이라는 욕은 다 듣고 신옥주 씨가 처음에 때리기 시작을 했고 여자 교인들과 남자 장정들이 제 몸을 밀치고, 때리고, 찌르고, 위에서 압박하고. 이러면서 강제 삭발까지 당했었어요. 그때 충격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옵니다.
◇ 김현정> 삭발은 누가 했어요? 누가 시켰어요?
◆ 피해자> 신옥주, 신옥주가 '가위 가져오라' 그래서 여자 교인들한테 시켰고, 그리고 강제 삭발을 했고요. 이미 2시간 반, 3시간 지나고 제 모습을 봤을 때는 너무나 비참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나 나가겠어요' 이렇게 바른 말을 하면 '귀신 들렸다'고 때려버리고, 이건 뭐 감옥도 이런 감옥이 없는데.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다른 문제도 있다. 더 많다. 숨겨진 게 있다 제보를 하셨어요.
◆ 피해자> 일단은 기억나는 부분들을 말씀드릴게요. 아이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일을 합니다, 어른들과 같은 시간.
◇ 김현정> 여기서 아이라 함은?
◆ 피해자> 미성년자죠.
◇ 김현정> 미성년, 학교 다녀야 되는 초중고생들?
◆ 피해자> 네, 맞습니다. 제 기억으로 그래도 한 15명에서 20명 정도 되는 아이들로 제가 생각이 되고요.
◇ 김현정> 그 아이들을 학교를 아예 안 보내요?
◆ 피해자> 네, 9시면 9시. 그렇게 시작을 해서 밤 10시 이렇게까지 일을 하기도 하고.
◇ 김현정> 엄마, 아빠는 어디 계시고요?
◆ 피해자> 부모들은 각 매장이나 또는 각 건축 현장에서 다 뿔뿔이 흩어져서 일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월급 하나도 안 받고 그냥 순수 노동력 제공인 거죠, 모든 교인이 다?
◆ 피해자> 네, 맞습니다. 무임금이에요.
◇ 김현정> 교육도 안 받고. 그 아이들도 타작마당 다 거칩니까?
◆ 피해자> 맞아요. 아이들이 직접 때리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 김현정> 초중고등학생보다 더 어린 아이들은 혹시 없었습니까?
◆ 피해자> 갓난아이들도, 젖먹이 아이들도 다 엄마와 분리되어 있고요. 아이들도 타작마당으로 이렇게 따로 만들어져 있다는 그런 얘기를 제가 얼핏 들은 것 같아요. 갓난아이들도.
◇ 김현정> 말 못 하는 기저귀 찬 아기들도 타작마당을 했다고요?
◆ 피해자> 네. 울다가 경기를 일으키면서 심하게 울거나 이러면, 귀신 처리한다고. 타작 기계 장 씨 이런 사람들은 뺨 때리는 시늉처럼 이렇게 해서.
◇ 김현정> '타작 기계'라고 하는 건 타작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죠?
◆ 피해자> 네. 신 씨가 일임한 기계로 지칭하는 사람이 있어요, 몇 명.
◇ 김현정> 상상할 수 없는 범죄들이 피지에서 자행이 됐고 지금도 되고 있다는 얘기인데. 지금 갓난아기 얘기했는데. 그러면 젊은 신도들 중에 이주해 간 사람들 중에 결혼할 때가 되면 결혼은 시켜줘요?
◆ 피해자> 사실 지금 결혼을 해서 합방을 하고 있는 가정은 현실상 단 두 가정인데 그 두 가정이 신 씨의 아들 가정. 그리고 총무 이 씨의 첫째 딸 가정. 단 두 가정 외에는 지금 같이 살고 있는 가정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가족들끼리 이주해가서도 다 따로 살아요?
◆ 피해자> 다 따로따로 뿔뿔이 흩어져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전화도 하기 힘들고. 정말 한 달에 한두 번도 겨우 볼까 말까?
◇ 김현정> '강제로 결혼을 매칭해서 결혼시킨다' 이런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
◆ 피해자> 네, 맞아요. 마음에도 없는데 붙여주면 그냥 네, 알겠습니다 하고 사귀는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믿어지지가 않는 일들이 지금 피지에서 수백 명에게 벌어지고 있는데. 신옥주 씨를 포함한 지도부 4명은 여름에 귀국길에 공항에서 체포가 됐습니다. 구속이 된 건데. 거기에 남아 있는 지도부 7명 인터폴을 이용해서 우리가 체포해 올 수는 없습니까?
◆ 피해자> 외교부에서 사실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게, 피지 정부 고위 관료 4명 정도가 협의를 해서 자기들끼리 석방을 시켜줄 만큼 이미 정부와의 관계가 엄청 돈독한 상황이에요. 유착 관계가 굉장히 심하고. 이미 피지 총리의 결심이 아니면 체포는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래서 그 사람들은 우리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해도 피지 정부 쪽에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검거도 안 되고 있는 상황. 어떻게 해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
◆ 피해자> 그래서 외교부가 철저히 움직여주셨으면 하는 간곡한 바람이 있습니다.
◇ 김현정> 다음 주 수요일에 국내에 탈출해 있는 피해자들이 기자 회견할 계획이시라고요?
◆ 피해자> 지금 약 30여 분 정도 계시고요.
◇ 김현정> 우리 외교부가 움직여서 강하게 피지에 요구를 해야 되는 상황인 거고 그렇게 외교부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여론이 중요하다 판단을 하신 거군요?
◆ 피해자> 네, 맞습니다. 현재 피지에 있는 주범들이 한국으로 송환이 되어서 수사를 하셔야 되잖아요. 피지 정부하고 잘 풀어나가셔서 이들이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고. 그리고 지금 17일 날짜로 국민 청원 게시판에 저희가 글을 올렸어요. 국민 청원 게시판 검색창에 피지 400명이라고 검색을 하시면 동의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피지 400명. 은혜로 집단 사건, 반드시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고요. 남아계신 분들 구해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힘 모으겠습니다. 오늘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피해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은혜로 집단 농장. 피지에 있는 그곳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피해자입니다. 익명, 음성 변조로 만나봤습니다. (사진=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