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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쁨' 계속되는데, 특화 보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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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미세먼지 상품 개발은 미정…실손보험으로 보상 가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NOCUTBIZ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오래 했던 김모(35)씨. 기침이 심해져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날이 지속되면서 기침이 멎질 않았고, 거의 일주일간 치료를 받았다.

김씨는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에 대한 보험이 있으면 들고 싶다"면서 "만약에 없다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청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김씨처럼 각 보험사와 보험설계사들에게 미세먼지 관련 질병이나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이 없느냐는 고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미세먼지에 특화된 보험 상품이 없다.

다만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에 걸렸을 경우, 실손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질병과 다름 없이 보험 청구가 가능한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질병이 발생하면 사고 원인에 상관 없이 실손보험 처리가 된다"면서 "미세먼지로 인해 호흡기 질환이나 눈병 등에 걸렸을 경우 해당하는 질환명을 말하면 해당 질병 치료비로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등에 대한 인과관계를 제대로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미세먼지 특화 보험 상품이 있을 경우, 다른 원인으로 인한 질환인데도 미세먼지 때문에 질환을 앓았다며 너도나도 보험금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 및 보험연구원 등은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증가에 대해 주의깊게 보고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초미세먼지 노출이 실손 의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영유아·청소년·성인 모두 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 방문 청구 건수가 증가했다.

연령별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15세 미만은 초미세먼지가 10㎍/m3증가하면 기존농도 대비 당일 치료 지급건수가 175%증가하며, 15세~59세의 경우는 당일 치료 지급건수가 기존농도의 날보다 206%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분석한 '대기오염의 건강 위험과 보험' 보고서를 통해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사망 활동 장애 등은 보험회사에서 담보하는 주요 위험으로, 보험회사가 공기의 질과 관련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연구원은 "무엇보다 보험사는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에 대한 의료비와 사망률을 분석하고 대기오염 수준과 관련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구원은 한국이 대기오염 축소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국민 건강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봤다. 한국의 대기오염(초미세먼지 및 오존)으로 인한 조기사망자는 2060년까지 100만명당 1069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1563명)보다 낮지만 일본(755명), 미국(293명) 등 다른 OECD 국가 가운데 제일 높다. 특히 중국은 조기사망자가 2010년부터 2060년까지 2.4배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한국은 2.9배로 증가세가 더 빠르다.

보험업계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미세먼지와 관련된 보험 출시는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서 중국에서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한 보험사가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초미세먼지와 관련된 대기질지수가 5일 연속 일정 수치를 넘을 경우 300위안(약 5만원)을 받는 보험 등이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보험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재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 나쁨 수준이 계속되면서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 이 부분 보장을 늘려주는 보험은 출시될 수 있다"면서도 "미세먼지 특화 보험이 나오려면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더 축척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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