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때 한 동 남기기 "유산" vs "흉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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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래 교수="" (찬성)="">
- 1300년 역사 서울, 흔적남기기 필요
- 흉물 아니냐고? 조화롭게 하면 될일
- 형태·용도 등 방법은 주민들 몫
- 6-70년대 아파트, 문화재로 봐야

<김인만 소장="" (반대)="">
- 최신식 아파트에 굴뚝? "흉물"
- 명분 좋지만‥사유재산 침해
- 재건축 허가권 가진 공권력 남용
- 인센티브·정책 일관성 등 고려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명래(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이번에는 아파트와 관련된 얘기입니다. 여러분, 재건축 아파트. 이 재건축 아파트도 우리의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까요? 최근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잠실 주공5단지 재건축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재건축 사업할 때 아파트 한 동은 문화유산으로 보존해야 된다' 이런 내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존 대상 아파트로 결정이 된 곳은 서울 서초구의 반포주공 1단지, 강남구의 개포주공 1단지, 4단지 그리고 잠실 주공 5단지 등등인데요. 한 개의 동을 남겨놓든지 아니면 1개 동의 일부라도 그대로 보존을 해야 된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좋은 아이디어다, 지지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흉물스러운 아파트를 남겨서 뭐하냐, 사유재산 침해다 이런 의견도 나옵니다. 생각을 좀 해 보죠. 먼저 미래유산으로 지정해야 되는 거 맞다. 찬성하시는 분 단국대학교 도시지역계획학과의 조명래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명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재건축 아파트를 헐 때 한 동의 전체나 아니면 일부라도 남겨둬야 된다, 이거 어떤 이유입니까?

◆ 조명래> 우리나라 도시 개발을 보면 특히 최근에 와서 정비사업을 할 때 보면 단지 전체를 철거해서 완전 새로운 건축을 짓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까 도시 역사라든가 장소성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보존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서울 경우에 역사가 최소한 600년에서 1300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 외국인이 와서 보게 되면 도시가 그런 역사를 갖고 있는지 전혀 확인이 안 되고 있죠. 그렇게 해서 대규모 철거 정비 사업을 할 때 최소한도의 장소가 기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흔적을 좀 남겨야 되지 않느냐 해서 서울시가 도시계획적인 방식으로 이 사업을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동을 말하자면 102동 이러면 그냥 102동을 지금 그대로 사람들 다 빠지고 그 상태 그대로 두는 거예요? 아니면 거기를 뭘 또 꾸미는 거예요?

(사진=자료 사진)

 

◆ 조명래>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단지 내 건축에 그런 조건에 맞게끔 기존 건축물의 형태를 바꾸거나 그다음에 층수를 낮추거나 재배치를 하거나 심지어 재건축을 해서 기존에 오래된 주거 양식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남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서울시에서 정비 사업을 할 때 흔적 남기기를 위한 여러 가지 지침과 방침을 정해놨는데요. 그거는 사안에 따라서 결정을 하는 것이 다 다르다고 봐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양복점을 남긴다든지 다방을 남긴다든지 이런 거는 바로바로 이해가 되는데 초가집도 아니고 한옥집도 아니고 성냥갑 같은 그 서양 아파트를 1동만 동그라니 남기는 게 이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사실은 좀 갸우뚱해하는 분들도 계세요.

◆ 조명래> 일단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그대로 남기는 건 아니고요. 물론 그대로 남길 필요가 있다라고 한다면 그대로 남기겠습니다마는 앞에서 말씀하셨던 서울의 여러 지역들을 보게 되면 그대로 남기는 경우는 없고요. 대개 높이를 낮추거나 혹은 일부를 남기거나 그렇게 해서 주민들이 쓰도록 하는데요.

◇ 김현정> 주민들이 쓰도록 한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들어가 사는 건 아니잖아요. 보도록 한다?

◆ 조명래> 주민들이 들어가 사는 건 아니고요. 예컨대 공동체 시설로 쓰거나 박물관으로 쓰거나.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 유산을 살아 있는 유산, '리빙 헤리티지(Living Heritage)'라 해서 여러 세계적인 도시에서 보존 대상으로 삼고 있는 유산의 한 범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흔적 남기기 사업. 리빙 헤리티지로 이해해 달라 이런 말씀. 그런데 이미 확정이 된 잠실주공 5단지 같은 경우를 보면 아파트 한 동 하고 굴뚝을 남겨라 이런 내용을 서울시로부터 전달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잠실 5단지는 50층 아파트 지을 계획이거든요. 50층의 최신식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서 기존에 금 가고 칠 벗겨지고 녹슨 아파트 한 동하고 굴뚝을 남기는 게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거기에 어울리게 리모델링을 한다 치더라도 좀 흉물스럽지 않겠는가, 생뚱맞지 않게는가. 주변과의 조화가 안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 조명래> 그거는 당연하게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도시계획이고 도시계획 전문가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 기본으로 다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잠실 5단지 같은 경우에는 지난 5월에 조건부 승인이 된 도시계획 사업인데요. 그때 이미 굴뚝 하나와 그다음에 단지 일부 503동 일부를 남기는 것을 조건으로 해서 통과를 시켰고.

◇ 김현정> 그걸 조건부로 통과를 시켜주신 거죠?

◆ 조명래>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남길지는 주민들이 설계해 오도록 했습니다.

◇ 김현정> 주민들이 설계해 와라?

◆ 조명래> 그래서 그게 조건이라는 것은 기존의 정비 사업에 의한 건축 계획에 걸맞는 흔적을 남기도록 했기 때문에 굴뚝 같은 경우에는 남기게 된다면 그 단지는 모뉴먼트(기념물)가 될 수 있는 일종의 조형물 같은 성격으로 남기도록 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조명래> 그다음에 503동 일부를 남기는 것은 그거는 기존의 계획에 의한 건축의 형태 옆에다가 일부를 남기기 때문에 아주 일부만 남기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그것은 주민들의 일종의 공동체 시설로, 문화공간으로 쓰도록 돼 있기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것은 전적으로 주민들한테 맡겼습니다.

◇ 김현정> 주민들이 숙제가 커지네요. 이거를 흉물스럽지 않게 이용가치도 있게 잘 이용할 방법을 고민해 와라, 그래야 재건축 승인해 준다 이렇게 되면 또 하나의 과제가 그쪽으로 넘어가는 느낌이기는 한데. 청취자 한 분은 '흔적 남기기 필요합니다. 이거 굉장히 신선한 발상이다' 지지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서**님은 '그런데 이게 유럽식의 잘 지은 건물도 아니고 한옥도 아니고 서양의 아파트라는 것이 이게 그런 것과 똑같은 가치로 볼 수 있는가, 헤리티지로 볼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이에요, 교수님.

◆ 조명래> 우리나라의 아파트 지구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게 된다면 유례가 없습니다. 세계도시계획, 다른 나라의 도시계획을 보면 아파트 지구라는 걸 지정해서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데가 없는데요. 특히 60년대, 70년대 강남에 지어졌던 연탄 아궁이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독특한 양식입니다. 좋든 싫든 우리의 어떤 주거문화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과거적인 것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없애는데 없애놓으면 60년대 우리 시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후손들이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를 남기는 것 자체가, 사실은 연탄 아궁이 같은 경우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남기는 것은 아니고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공동체 시설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하나의 복합적인 용도로 쓰도록 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잠실 5단지나 반포의 아파트는 연탄 아궁이 아파트는 아니거든요. 여기가 80년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잖아요.

◆ 조명래> 개포는 그렇고요. 개포는 일부 그렇고 지금 잠실 5단지 같은 경우에는 거기는 연탄 아궁이 아파트는 아닙니다. 그 대신에 서울 강남에 도입됐던 아파트 중에서 최초의 고층 아파트입니다. 이 고층 아파트에 여러 가지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설치했던 게 굴뚝이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수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 조명래> 감사합니다.

◇ 김현정> 흔적 남기기 사업으로 아파트 한 동 남겨두자. 여기 계획 만드는 데 참여하신 분이세요.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번에는 반대하는 쪽 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의 소장을 만나보도록 하죠.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인만> 안녕하세요.

◇ 김현정> 말씀 들으셨을 거예요. 리빙 헤리티지. 문화 유산으로 한 동 정도 아니면 한 동의 일부 정도는 남기는 게 어떻겠는가. 왜 반대하십니까?

◆ 김인만> 리빙 헤리티지가 이름부터 좋고 명분도 좋은데요. 저는 순서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이게 문화유산을 남기려면 주체가 공이 돼야 되고요. 재건축 아파트는 민간 아파트 사인데 공이 해야 될 일을 사로 떠넘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문화유산을 개인 재산인 재건축 아파트에 한 동을 남기고 굴뚝을 남겨야 되는지 저는 동의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파트라는 게 다 사실은 지금 민간들이 개개인이 사유재산으로 갖고 있는 거기 때문에 남기려고 하다 보면 그 방법밖에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인만> 첫 번째는 왜 콘크리트 건물. 여러 가지 오래된 집들도 많고 유산들도 많은데 이게 80년대 지은 콘크리트 아파트가 왜 문화유산이 되는지부터가 의문이고요. 또 이걸 문화유산으로 하더라도 절차 자체가, 아까 이야기가 민간한테 넘겼다, 민간인 자기들이 선정을 한다고 하는데 선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인만> 허가권을 공이 가지고 있는데,서울시가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데.

◇ 김현정> 허가권, 재건축 허가권.

◆ 김인만> 그걸 안 해 오면 내가 허가를 해 주지 않겠다라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게 압박이죠, 이게. 그래서 민간 입장에서는 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굴뚝을 남기는 거지 그게 좋아서 남기겠습니까? 허가권 가진 이의 공권력의 남용이라고 보여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어떤 아파트 단지는 이걸 조건부로 해서 허가를 한 경우가 있고. 또 어떤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에는 이걸 할 경우에는 용적률을 높여주겠다, 인센티브 형식으로 또 협상을 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 김인만> 그러니까 이게 일관성 부분도 문제가 되는데요. 어떤 단지는 조건부고 어떤 단지는 인센티브를 주고, 이러면 나중에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혹시라도 다음에 다른 시장님이 나왔을 때 이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느냐에 대해서 조합원이나 시민들이 동의하지 않고 반대한다면 분명히 저는 이 정책이 연속성이 없어진다고 보거든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연속성이 없어질 것이다.

◆ 김인만> 그래서 하게 된다면 사실 인센티브를 적절하게 주고 우리가 이렇게 줄 테니까 너희가 기부체납을 해서 오래된 한 동을 공원으로 만들든지 이렇게 하는 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공권력을 가지고 내가 허가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너희가 해. 너희가 하기 싫으면 내가 이만큼 줄게. 이런 식의 협상은 좀 바람직하지 않지 않나. 일관성도 없고 정책이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중에 이런 입장 주는 분들도 계세요. 이게 꼭 콘크리트 아파트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쨌든 80년대면 80년대 70년도 대면 70년대, 서울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전하는 느낌으로 박물관 같이 이용한다면 그 나름대로 유산의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인만> 박물관으로 하는 거 좋죠. 이게 또 문화유산이 될 수는 있습니다. 될 수는 있는데 그 주체가 공이 돼야 된다는 거죠. 기부체납을 받아서서울시에서 공원을 만들고 대신에 기부체납하는 만큼 용적률을 올려주면 어느 조합원들이 반대를 하겠습니까? 지금은 거의 강압에 의해서 강탈하다시피 알아서 하라는 식인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고요. 인센티브를 더 줘서 아니면 공원 자체도 재건축 너희들이 오래된 아파트 한 동을 가지고 공원을 만들라고 하면 조합도 받아들일 텐데 지금은 일관성도 없고 어느 단지는 이렇게 하고 이 단지는 이렇게 하고. 그것도 너희가 알아서 가지고 오라는 식으로 하는 건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일관성에도 문제가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주민들은 오로지 재산 문제로만 반대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이게 흉물스러울까 봐 걱정하시는 분들도?

◆ 김인만> 흉물스럽죠. 두 가지죠. 그것도 재산 문제하고 맞물리는데 최신식의 최고급 아파트를 짓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굴뚝이 남아 있고. 사실은 오래된 건축물이 안전상의 문제도 있지만 미관상의 문제도 있어서 재건축을 하는 건데 그게 덩그러니 남아 있다는 건 여러 가지 문제가 되는 거고요. 그게 문제가 안 되게 하려면 조화롭게 공원을 하고 박물관을 지어서 그런 식으로 하는 건 괜찮은데.

◇ 김현정> 그걸 서울시 주도로 해라, 하려면. 공 주도로 해라 이런 말씀.

◆ 김인만> 그렇죠. 공이 주가 돼야죠. 문화유산을 왜 사가 주도가 돼야 되냐는 거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도록 하죠. 여러분들 문자가 굉장히 많이 들어오네요. 언뜻 보기에도 흉하다라는 분들도 계시는가 하면 굉장히 신선하다는 분들도 계시고.

◆ 김인만>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는 있습니다.

◇ 김현정> 안전 문제도 있다. 저희가 정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인만부동산연구소 김인만 소장까지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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