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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한끼 1만원 시대…싸고 맛좋은 구내식당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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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생식당, 관공서 구내식당, 서울역 직원식당 등 외부인에게 인기

서울역 구내식당. 김도원 인턴기자서울역 구내식당. 김도원 인턴기자
웬만한 점심 식사 메뉴가 1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구내식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사실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외부인들의 발길이 잦자 관계자외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있지만 사회공헌의 의미도 있어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부터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지하철역에서 일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민 A(68)씨는 사흘에 한 번꼴로 가까운 대학교 학생식당을 찾는다. 일반 식당에서는 한 끼 식사가 1만원이 넘다 보니 6천원 하는 저렴한 곳을 택한 것이다.

한 달에 약 73만원을 버는 A씨는 하루 1만5천원으로 세 끼를 해결해야 한다. 그는 "자고 일어나면 밥값이 1천원, 2천원씩 올라있다"며 "없는 사람들은 더 피곤하다"고 했다.

동대문구에 있는 한 대학은 지난 2월 인근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자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외부인이 크게 늘었다. 저렴한 동네 맛집이라고 소문이 난 것이다. 종로구의 한 공공기관 구내식당 관계자도 "지난해 가을부터 외부인이 조금씩 늘었다"며 "7:3 정도였던 내·외부인 비율이 이제는 6:4까지 왔다"고 했다.

김도원 인턴기자김도원 인턴기자
서울의 한 구청 구내식당은 하루 이용객 약 1천명 중 200~300명 가량이 외부인이다. 광진구의 한 대학도 약 100~150명의 외부인이 매일 학생식당을 이용한다. 이곳 식당 관계자는 "'근처에 싸고 맛있는 데가 있다'며 동네 분들과 직장인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서울역 구내식당은 외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 됐다. 한 끼를 해결하는데 6천 5백원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매주 서울에 올 때마다 들린다는 부산의 한 대학 교수 D(70)씨는 "싸고, 금방 먹고 갈 수 있어서 자주 온다"고 말했다. 50대 후반의 한 경찰관도 "밖에서 먹으면 보통 만원이니까 여기처럼 싼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했다.

식당 관계자는 "점심 기준으로 직원이 300명, 외부인이 200명 정도"라며 "대부분 여행객이나 근처 회사원들"이라고 말했다.

외부인이 몰려 구성원 불편이 빚어지기도 한다. 아파트 입주로 이용객이 늘어난 학생식당에서는 최근 '외부인 이용 금지' 종이를 출입문에 붙였다.

광진구의 한 대학도 학생 불만에 '구성원 외 바쁜 시간대 식당 이용 자제' 문구를 전광판에 띄웠다. 그러나 '시끄럽다', '줄이 밀린다' 등 구성원 불만은 계속 나온다.

김도원 인턴기자김도원 인턴기자
구내식당 관계자들은 외부인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구성원 식사가 우선이기는 하지만, 지역사회 공헌 역할도 있다는 것이다.

내부 이용객만으로는 수입이 적어 식당 운영이 어렵다는 곳도 있다. 그래서 '자제'라는 문구를 쓰거나, '금지'라고 해놓고도 외부인이 식권을 뽑을 수 있게 운영하는 곳이 많다. 구청 등 공공기관 구내식당은 아예 외부인 이용 시간을 따로 정해놨다.

가성비로 유명했던 직장인 대상 뷔페는 고물가에 인기가 시들해졌다. 강남구의 한식 뷔페 3곳은 모두 올해 들어 손님이 줄었다.

식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식권 가격을 약 6천원에서 8천원까지 높였기 때문이다. 이미 남는 게 없다는 식당 주인 오경순(64)씨는 "올해 들어 손님 3분의 1이 줄었다"며 "편의점에 가면 5천원 정도 하니까 더 싼 곳에 가서 먹으려고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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