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새벽 발생한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전복 사고와 관련해 이날 오전 7시1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6시 9분 인천해경에 사고 신고가 접수된 지 52분 만이다.
특히 6시 42분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소속 경비정이 사고 현장에 최초로 도착해 상황을 파악한 시간을 기준으로하면 19분만에 첫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첫 보고를 받은 즉시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 하에 해경, 해군, 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첫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청와대는 행정안전부와 해경, 해군 등과 공조해 긴박하게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5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도착해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으로부터 추가 보고를 받았다.
위기관리센터 도착 전에도 두 차례의 전화 보고와 한 차례 서면 보고를 받는 등 구조작업을 실시간으로 청취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관리센터에서 해경·행안부·세종상황실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상세 보고를 받고 오전 9시 31분에 "현장의 모든 전력은 해경 현장지휘관을 중심으로 실종인원에 대한 구조작전에 만전을 기해달라" 등 6가지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은 "현재 의식불명의 인원에 대해 적시에 필요한 모든 의료조치가 취하도록 할 것, 현장에 선박 및 헬 등 많은 전력이 모여있는데 구조 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할 것" 등을 당부했다.
또 "신원이 파악된 희생자 가족에게 빨리 연락을 취하고 심리적 안정 지원과 기타 필요한 지원사항을 확인해 조치할 것과 필요 시 관계 장관회의 개최를 행안부 장관이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3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낚싯배를 해경·해군·소방당국으로 구성된 구조단이 실종된 승선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어 "현장 구조작전과 관련해 국민이 한치의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론에 공개해 추측성 보도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에게는 "현재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그래도 정부가 추가로 지원할 것이 있으면 현장에 가서 상황을 파악하고 건의하라"고 지시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에게는 "실종자 3명이 선상 내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해상표류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공기·헬기 등을 총동원해 광역항공수색을 철저히 하라"며 "안전조끼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아직 생존 가능성이 있으니 마지막 한 명까지 생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휴일 새벽에 발생한 낚시배 전복사고가 민간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이처럼 발빠르게 대처한 것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초동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능력한 상황대처와 이로 인한 해경과 해군 등 현장 구조인력의 무기력한 대응 등이 참사를 키웠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도 자연재해나 대형 사고 발생 시, 국가의 구난 준비태세 확립 등을 강조했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경찰과 소방 당국을 방문할 때마다 "위급사태가 발생하면 국민들에게는 여러분들이 바로 국가 그 자체"라며 강력한 초동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국가 위기사태 발생시 군통수권자이자 긴급 구난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으로서 초동대처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내보여, 경찰과 소방당국 등 구난 주체들의 긴박한 대응을 주문하는 게 이미 몸에 배어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포항 지진 소식을 접하고, 청와대 도착 직후 참모들과 긴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피해 상황을 속속 보고받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 발생한 강진으로 지진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수험생들의 대혼란이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포항 현지에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곤 교육부총리, 김부겸 행안부장관 등이 급파해 초동대처를 주문하고 이날 오후 늦게 수능 일주일 연기를 전격 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