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6·25를 이틀 앞둔 23일 오후, '6·25전쟁 제67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이 예정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등장하자 백발이 성성한 참석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이 준비된 자리로 바로 가지 않고 테이블 곳곳을 돌며 참석자들과 악수를 시작하자 일부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을 향해 "충성"을 외치고 경례를 했고, 있는 힘을 다해 "화이팅"이라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면서 대한민국 발전을 두루두루 봐 주십시오"라고 했고, 김정숙 여사도 위로연을 찾은 6·25참전 유공자회 여군회장 등과 인사했다.
교포 참전용사 가족으로 참석한 박종일(84)·박희자(76)부부가 "대통령을 좀 만나게 해 달라"며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자 문 대통령은 한걸음에 달려와 박씨 부부의 손을 잡았다. 현재 치매를 앓고 있는 박종일씨는 17살 때 학도병으로 참전한 국가유공자다.
박희자씨는 "너무너무 감사하다.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 도중에는 모두 9차례의 박수와 함성이 나왔다. "흥남에서 피난 온 피난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돼 이 자리에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이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며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이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신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빛나는 투혼 위에 서 있다"라고 참전용사들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참전용사들께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고의 성의를 가지고 보훈으로 보답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참전명예수당과 의료, 복지, 안장시설 확충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미처 등록되지 못한 참전용사도 끝까지 발굴해 국가가 기록으로 남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위로연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피우진 보훈처장 등 정부 측 인사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