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김상조 후보자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하면서 "높은 기준으로 (인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반대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근 인사청문회로 시작된 여야 교착국면과 야당의 연이은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 거부 등에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정말 모시고 싶은, 능력 면에서 출중한 분들도 모시지 못 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폭넓은 인사를 주문하는데, 폭넓은 인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현재의 인사청문회 과정이 자질과 능력, 정책적인 지향을 검증하기보다 '흠집내기'식으로 하니까 정말 좋은 분들이 특별한 흠결이 없어도 '인사청문회 과정이 싫다'는 이유로 고사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그런 것 때문에 더 폭넓은 인사에 장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검증을 '흠집내기'에 비유하며 탕평 인사를 하지 못하는 책임이 어느정도 야당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인사청문회 개선 방향도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과 관련한 논의는 현재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정부를 거치면서 국민들이 '정부가 좀 더 도덕적이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며 "새 정부는 무엇보다 장관 등 공직자를 임명할 때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어느 때보다 높은 도덕성을 우리 스스로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경제 민주화 달성을 위한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앞으로 재벌개혁을 비롯한 경제 민주주의,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 정말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며 "실제로도 '정말 좋은 인사였다'라고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뒷받침할 테니 소신껏 그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경제 민주주의나 재벌개혁, 공정한 사회 등이 절대로 기업 활동을 억압한다거나 경제성장을 발목 잡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오히려 경제성장을 이루고 경제를 활성화한다"고도 했다.
이어 "아직 많은 분들이 오해를 많이 하고 있으니, '(경제 민주화가) 실제 경제를 살리는 길이고 성장시키는 일이다'는 것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분로부터 질책과 격려를 함께 받았다"며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자리에 걸린 무게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고 청문회 과정에서의 소회를 전했다.
그는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한국경제 활력을 다시 살리고,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성공한 공정거래위원장이 되겠고, 성공한 문재인 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재벌개혁이나 경제 민주화가 절대 기업을 때리거나 몰아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재벌이 거듭나서 우리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는 경제 질서를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