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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쿠팡, 내부갈등 증폭…쿠팡맨 노조 가능성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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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 76명, 부당해직 탄원서 국민인수위 제출, 쿠팡측 "일방적 주장, 정규직 전환 약속 이행"

(사진=쿠팡 제공)

 

NOCUTBIZ
전자상거래기업 쿠팡이 자체 배송직원 쿠팡맨의 대량 계약해지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천명한 문재인정부 출범으로 사측과 쿠팡맨들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쿠팡맨 노조 설립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강병일씨 등 전·현직 쿠팡맨 76명을 대표해 30일 서울 광화문 청와대 국민인수위원회에 '비정규직 대량 해직 사태 해결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쿠팡이 올해 2~4월 쿠팡맨 218명이 계약해지를 이유로 쫓겨났다"면서 "이런 해직사태가 없어서 모든 직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쿠팡사태대책위원회를 만든 강 씨는 "해직 규모는 전체의 9.7%로 평균 근속 기간은 10개월에 불과하다"며 "김범석 쿠팡 대표가 했던 정규직 전환 약속과는 다를 뿐더러 설사 정규직이 안되더라도 최소 2년간은 근무를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강 씨는 "6개월 비정규직이지만 입사 때는 2년 근무를 약속했었고 그동안은 특별한 과실이 없을 경우 자동으로 계약 연장이 됐다"면서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창원1캠프에서 배송실적 1등이었던 동료가 아무런 설명없이 계약해지 통보를 받는 등 6개월 만에 계약해지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창원에서 11개월 동안 쿠팡맨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상태다. 그는 "단체 카톡방에서 회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씨는 최근에는 쿠팡이 일방적인 인센티브 제도 변경으로 임금을 삭감했다며 창원고용노동지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말 3600여 명이었던 쿠팡맨이 현재는 2237명만 남았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임금 삭감으로 5개월만에 1400여 명의 동료가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강 씨는 또 쿠팡 창원캠프 관리자가 배송차량 블랙박스에 녹음된 쿠팡맨들의 통화내용을 확보해 본사에 보고하고 다수의 직원에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강 씨는 "회사 측이 사적인 대화가 담긴 블랙박스 녹음 내용을 다중에게 공개하고 내부징계 근거로 삼고 있다"면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팡사태대책위는 노조 설립 가능성까지 타진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3분의 2에 달해 당장 실현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의당과 택배노조에 문의해 논의가 오고 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측에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행위가 지속될 경우 김범석 쿠팡 대표를 국회 국정감사에 부르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라는 전언이다.

그러나 쿠팡 측은 "쿠팡맨 비정규직은 6개월마다 심사를 받아 정규직으로 전환되거나 문제가 있으며 계약해지된다"면서 "탄원서 내용은 극히 일부 직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쿠팡 관계자는 "자발적 퇴사를 제외하면 쿠팡맨의 정규직 전환율은 평균 60~70% 수준이고 계약해지도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약속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쿠팡은 2014년 업계 최초로 배송을 외부에 위탁하지 않고 쿠팡맨을 직접 고용해 로켓배송을 실시하며 신선한 충격을 줬다. 소비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10억 달러(1조1000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덕분에 쿠팡은 매출액이 2013년 478억원에서 로켓배송 도입 이후인 2014년 3485억원, 2015년 1조1337억원, 지난해에는 1조9159억원을 기록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쿠팡맨과 로켓배송에 따른 적자 폭 역시 급격히 커졌다. 2015년 526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56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년간 적자는 1조2000억원이 넘는다.

지난 4월에는 쿠팡맨 제도 도입을 담당했던 헨리 로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를 사실상 경질했다. 인센티브 제도도 변경했다가 현장의 반발에 부딪혀 재수정하기도 했다.

쿠팡맨 인건비는 연 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외부택배업체를 이용하면 400억~5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쿠팡은 "쿠팡맨과 로켓배송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하지만, 업계에선 "애초에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쿠팡 안팎의 평가는 갈리지만 쿠팡의 핵심엔진인 '쿠팡맨'과 '로켓배송'에 빨간불이 켜진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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