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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나아진 4차 TV토론…'5자 토론'의 한계는 더욱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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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의식 정책 토론 활발…엄격한 토론 규칙으로 시간배분·심층토론 실패

25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자신의 기호를 표시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25일 열린 4번째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는 이전보다 말싸움과 네거티브 등은 소모적인 논쟁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일정 수의 후보자에 반드시 질문해야만 하는 등 엄격한 토론 규칙으로 인해 후보자들이 시간배분에 실패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하지 못하는 등 한계도 드러났다.

◇ '네거티브'보다 정책에 초점…한층 성숙한 토론회

지난 세 번의 토론회에서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와 감정싸움에 치중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보들은 그동안의 여론을 의식한 듯 토론회 초반부터 정책에 초점이 맞춰 토론을 시작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경제 불평등의 심화와 양극화에 대한 해법'이란 주제로 시작된 자유토론에서 문 후보에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에 소요되는 예산 4.2조원, 결국 1년에 500만원, 월 40만원짜리 일자리를 81만개 만드는 건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의 공공일자리 공약의 재원과 일자리 질의 문제를 캐물은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81만개 중에 공무원은 17만개고, 나머지는 공공부문에 관한 일자리다. 공공기관들의 자체 재원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따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간에는 일자리 해법을 두고 정부와 민간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안 후보는 "정부가 하는 것은 기반을 닦는 것"이라며 "제대로 교육과 기술에 투자해 창의적 인재와 기술력을 양성하고, 산업 경쟁구조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작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심 후보는 "소비가 넘칠 때에는 '민간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말이 맞지만, 가계가 빚더미에 앉은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기업 투자도 40만 만에 최악"이라면서 "경제 주체로써 정부가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자유토론에서도 문 후보와 유 후보 간에 대북 정책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다.

문 후보는 "북핵 미사일 대비를 위해서 원래 우리는 킬체인(공격형 방위시스템의 일종), K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하려 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정권에서 10년을 연기해 미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제가 국회 국방위원장할 때 킬체인과 KMD 도입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이라며 "북핵 위협을 대비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3명에 질문 배당 못해 진땀…제한된 규칙 '5자 토론'의 한계

이번 토론은 170분 동안 진행된 '마라톤 토론회'였음에도 후보자가 5명이란 현실과 엄격한 규칙 등으로 인해 심도 있는 논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각 후보당 6분씩 배정된 주도권 토론에서는 후보들이 상대에 대한 질문 대신 자신의 공약을 선전하는 데 치중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족이 640만 달러를 받았으니, 재수사를 하고 (관련 재산을) 환수해야 하지 않나"라면서 "기록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에 (돈을) 요구했다고 한다"고 공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발끈하며 "이보세요! 제가 그때 입회한 변호사다"라며 홍 후보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홍 후보가 "'이보세요'라니요! 말을 버릇없게 해!"라며 두 사람 간 감정싸움이 격화됐다.

사회자가 두 사람의 말리는 사이 홍 후보는 이미 3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한 상황이 됐다. 주도권 토론회에서는 반드시 한 후보가 다른 후보 3명에 각각 질문을 해야 하지만, 절반 이상의 시간을 써버린 것이다.

결국 홍 후보는 단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찬스'(1분간 추가 발언 기회)를 써 안 후보와 유 후보에 질문해야만 했다. 유 후보에게는 유 후보의 공약인 전술핵 도입과 관련한 질문했지만, 답변 시간 30초도 남지 않은 상황이 나왔다.

안 후보도 제시간 안에 후보자 3명에 질문을 다 하지 못해 찬스를 써야만 했다.

후보자들이 시간이 쫓기면서 무리하게 다른 후보에 질문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다 보니, 결국 중간에 말이 끊기면서 깊이 있는 토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기존의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안 후보는 심 후보에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질문을 하면서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길게 곁들이면서 답할 시간을 1초밖에 주지 않았다.

이에 심 후보는 사회자의 배려를 받아 "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사회가 융합한 것이다. 모든 사회의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므로 '4차산업혁명의 성과를 어떻게 국민과 공유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10여초 안에 답변했다.

대선일인 5월 9일까지 두 번의 토론회가 남았다. 오는 28일과 다음달 2일에 각각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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