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의원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조작 기소' 의혹을 겨냥한 특검 추진을 검토하면서, 그 종착점이 결국 '공소취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법조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순직해병 특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사건에서 항소를 취하한 전례가 소환되지만, 두 사안의 법적 성격과 파장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이후 후속 조치로 특검 도입을 공식화한 상태다. 조작 기소 특검이 현실화될 경우, 현 정부 들어 이미 가동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과 관봉권·쿠팡 상설특검, 2차 종합특검에 이어 여섯 번째 특검으로 이어지게 된다.
잇따른 특검 도입 속에서 수사 필요성 못지않게 '정치적 목적성' 논란도 함께 부상하는 흐름이다. 수사 대상은 국조특위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진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 핵심 축이 되는 구조다. 앞서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논의하는 모임까지 구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특검 역시 공소취소를 염두에 둔 수순 아니냐는 해석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 순직해병 특검의 박정훈 전 단장 항명 사건에 대한 '항소 취하'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소환된다. 당시 특검은 특검법에 명시된 '공소취소 여부 결정을 포함한 공소유지 권한'을 근거로 사건을 군검찰로부터 이첩받았고, 1심 무죄 판단과 공소권 남용 논란 등을 고려해 항소를 취하했다. 결과적으로 박 전 단장의 무죄가 그대로 확정됐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황진환 기자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를 동일선상에 놓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항소 취하는 이미 내려진 1심 판단을 존중해 확정시키는 절차인 반면, 공소취소는 법원의 실체 판단 자체를 차단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항소 취하는 사법 판단을 전제로 한 절차지만, 공소취소는 그 판단 기회 자체를 없애는 것"이라며 "법적 무게와 파장이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는 1심 선고 전까지 가능하지만, 실무에서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된다. 중복 기소와 같은 절차적 하자,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불원 의사, 위헌 결정 등 공소 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십 년 실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조치"라며 "유무죄를 다투는 통상 사건에서 공소취소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례성만큼이나 절차도 엄격하다. 공소취소는 담당 검사 개인 판단을 넘어 지검과 고검, 대검찰청까지 단계적으로 보고·검토가 이뤄지며, 취소 사유 역시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야 한다. 일단 공소가 취소되면 법원은 유무죄 판단 없이 곧바로 공소기각 결정을 내리게 된다. 사실상 사법적 판단을 생략하는 효과를 갖는 셈이다.
이 때문에 특검 수사를 통해 '조작 기소'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취소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공소권 남용 논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왜곡죄나 직권남용 등 추가적인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배경이다.
두 사건의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점도 반복해서 지적된다. 박정훈 전 단장 사건은 장기간 심리를 거쳐 1심 무죄가 선고된 뒤 항소심 단계에서 정리된 사안이다. 반면 이 대통령 관련 사건들은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현재 진행 중으로, 법원의 판단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맞물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에서 이미 대법원 유죄가 확정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결국 향후 특검이 실제로 공소취소 카드를 꺼내 들 경우, 쟁점은 '정당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진범이 드러나거나 무죄가 명백히 입증된 경우와 달리, 정치적 논란이 첨예한 사건에서 공소취소가 활용될 경우 그 자체로 또 다른 정치·법적 논쟁을 촉발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정치권이 특검과 공소취소를 연결하는 흐름에 대해 법조계가 신중론을 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정 사건의 결론을 전제로 한 입법과 수사 구조 설계는 '위인설법'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삼권분립 원칙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