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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5년간 봐온 유나이티드 항공 피해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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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트피플 출신의 충실한 의사
- 환자에 대한 책임감에 하차 못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기로(박사, 피해자 지인)

 

예, 미국 시각으로 지난 9일 비행기에서 승객 한 명이 끌어내려지는 동영상. 보신 분들 많이 놀라셨죠.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이 문제의 항공사였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자신들의 실수로 인원 수가 초과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승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원하지 않는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다가 문제가 발생한 건데요. 이 승객은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였습니다.

환자를 진료해야 한다며 내릴 수 없다고 버티다가 입술이 찢어지고 옷이 벗겨진 채 질질질 끌려나갑니다. 이 동영상이 알려진 뒤에 전 세계적인 비난이 일면서 지금 아시아에서는 거센 시위가 일어날 정도입니다. 오늘 이 사건 좀 자세히 들여다보고 가죠. 마침 이 베트남계 의사분의 한국인 지인이 있더군요. 한인교민이세요. 윤기로 씨를 연결해 보죠. 윤 선생님, 나와계십니까?

◆ 윤기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피해자인 베트남계 의사 다오 씨하고는 어떤 사이세요?

◆ 윤기로> (켄터키 엘리자베스 타운 지역에 같이 사는 이웃이자) 같은 직장동료라고 할까요. 우리가 같은 의사로서 닥터 다오하고 또 부인 닥터 다오하고 오랫동안 같이 일했던 사이예요. 그분들은 (이 동네에) 제가 온 지 한 25년 됐는데 그분들은 그 전에 오셨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같은 병원의 동료. 그 피해자 다오 씨의 부인도 의사. 세 분이 다 아는 사이, 가족끼리.

◆ 윤기로> 네네.

◇ 김현정> 25년. 오랜 지인이시네요. 사고가 당한 뒤에 상태가 어떤지 좀 알고 계세요?

◆ 윤기로> 제일 크게 다친 건 뇌진탕(concussion)이 있었던 것 같아요. 머리를 어디에 부딪혀가지고 거기서 완전히 집중을 잃은 거죠. 그리고 끌려나갈 때 이 사람이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냥.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윤기로> 그게, 그게 벌써 제가 생각하기에는 나가 떨어져서 나중에 그 이후로 기억력이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사건에 대해서. (다오 씨가) 끌려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던가봐요. 그랬는데 그 장면을 잘 기억 못하는가 봐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미 머리를 한번 부딪치면서 의식을 잃고 그때부터는 잘 기억이 안 나는 상황. 그 상황에서 질질질 옷 벗겨지면서 입술이 찢어져가면서 끌려나간 거군요?

◆ 윤기로> 코 부러지고 입술은 거기 팔걸이에 부딪혀서 찢어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몸이 다친 건 물론이고 지금 정신적으로도 상당히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 같은데요.

◆ 윤기로>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겠죠. 윤 박사님, 지인이시면서 또 동시에 같은 의사이기도 하시고. 이번 사건 바라보는 심경이 어떠세요. 또 미국 내 사시는 교민이시기도 한데.

◆ 윤기로> 저는 그렇습니다. 사실 이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다오 박사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는 그런 사건이 벌어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미국의 큰 기업들, 기업체들이 소비자들을 우습게 알고 자기네들의 욕심 쪽으로 끌고 나가고 있는 것 때문에. 그리고 인간미(Human touch)라는 게 없어요. 요즘.

◇ 김현정> 인간적인 배려가 없고.

◆ 윤기로> 그러니까 인간미(Human touch)가 없는 거예요, 이 사람들은. 그거는 그래서 지금 이 케이스에선 많은 사람이 이야기 하는 게 오버 부킹 문제.

◇ 김현정>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오버해서 과잉 예약을 받은 문제, 초과 예약을 받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죠.

◆ 윤기로> 그렇죠. 그건 단지 하나의 탐욕스러운(Greedy) 수법이잖아요, 그게. 그러니까 오버 부킹을 해가지고 수요는 높여놓고 공급량은 줄여서.

◇ 김현정> 제가 오버부킹 관련해 설명을 좀 드리면 대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일단 예약을 많이 받아놔요. 왜냐하면 그중에 취소할 사람이 생길지 모르니까. 예약을 많이 받아놓고 나중에 취소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들은 손해 안 보는 이런 식으로 굉장히 욕심꾸러기처럼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다가. 이번에는 1명도 취소하지 않은 사람이 안 생기니까 결과적으로 누군가는 내려야 하는, 자진해서 내려야 하는 상황까지 됐다는 말씀이시죠?

◆ 윤기로> 그렇죠. 그거는 돈을 내고 자리를 차지한 사람한테 강제로 일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한 사람을 갖다가 강제로 보안 요원을 불러서 그런 식으로 데리고 나간 것이 그게… 인간이 정말 하지 못할 짓이죠.

◇ 김현정> 여러 승객 중에 처음에는 누가 자진해서 내리겠습니까 했는데 아무도 손을 안 들었어요. 누군가는 내려야 비행기는 떠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그 여러 명의 승객 중에 왜 그 베트남계 의사 다오 씨를 찍었다고 합니까? 혹시 그 부분을 알고 계세요?

◆ 윤기로> 그거는 그 비행사에서 어떤 방침(Policy)이 있는지, 진짜 동양인이라서 (그렇게 분류) 한 것인지, 제일 싼 티켓을 먼저 빼냈는지, 남자라서 빼냈는지 그건 모르죠.

◇ 김현정> 현재까지 밝혀진 바론 어떤 기준인지는 모르다는 말씀. 어쨌든 그분이 처음에는 중국인으로 소문이 났다가 베트남 출신으로 알려졌습니다만.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혹시 최우선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기로> 그거는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는) 보안요원에게 확인해야 되겠고요. 나중에 아마 이게 소송으로 가면 확실히 나오기는 나오겠지만요. 아직은 우리가 알 수 없습니다. 그 사람 마음에 어떤 의도가 있었던 건지, 그게 그 사람들의 규법에 있었는지. 그런데 (규법에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알기로는.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부분이 정확히 드러난 건 아니군요.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차별받아서 끌어내려진 건지 아니면 다른 기준에 의해서 다오 씨가 선정이 된 건지. 아니면 진짜로 그냥 기분에 따라서 아무 기준도 없이 이 사람을 뽑은 건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인거죠?

◆ 윤기로> 모르죠. 그 보안 요원 자체가 자기 마음에 웃기는 동양인이다 하고 끌어냈는지 , 그런 규율이 없는데 그냥 자기가 무작정 일을 시행했는지 모르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렇다면 더 들여다봐야겠지만 어쨌든간에 유색인종 사회 그러니까 아시아 계통에서는 미국 사회가 동요가 있죠?

◆ 윤기로>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윤기로> 좀 화가 나 있고요. 물론 인종차별이다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저는 그런 것 같습니다. 인종차별보다는 백인일 수도 있고 흑인일 수도 있고, 누구나 다 그런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저도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일에 조마조마했었습니다. 혹시 내가 또 끌려나갈까봐. 그런 걱정이 있었고요. 사실 의사로서, 같은 동료로서 말하자면 아마 다오 박사한테 5000불을 준다고 해도 내리지 않았을 겁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다오 씨가 의사, 같은 의사로서 보시기에 돈을 만나게 준다고 해도 안 내렸을 거다?

◆ 윤기로>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요?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윤기로> 왜냐하면 환자들한테 책임이 있거든요, 우리는. 뭐냐 하면 환자들이 (사건 당시가) 일요일인데. 월요일 아침부터 환자를 봐야 되는데 (의사가) 별안간에 그날 못 오고 다음 날 와봐요. 그러면 요즘은 전부 다 기업들이 (휴일을 주는 방식이) 장례식에 가든, 의사 진료를 보러가든 유급휴가로 해서 만약 1년에 열흘이면 열흘을 줘요. 그 (열흘) 안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의사를 보느라고 그 하루를 까먹었는데 또 가서는 못 보고 왔다, 그러면 그 하루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일하는 사람들이. 그러니까 그 많은 사람들 한 40, 50명이고 취소를 못하고 다 온다고 하면.

◇ 김현정> 즉, 미국에서는 진료가 철저히 예약으로 운영이 되고 의사가 안 오면 환자들은 한정된 휴일 중 하루를 그냥 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다오 씨가 그냥 기내에서 일어나서 올 수 있었겠느냐. 의사로서의 책임감이다 이 말씀이시군요?

◆ 윤기로> 그렇죠. 그렇죠. 우리가 환자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고 하기 때문에.

◇ 김현정> 다오 씨 얘기가 나온 김에, 잘 아시는 사이니까. 평소에 어떤 분이셨어요. 피해자는?

◆ 윤기로> 그분의 역사는… 베트남 전쟁 때 보트 타고 (미국으로) 오신 분이에요.

◇ 김현정> 보트피플이에요?

◆ 윤기로> 예. 아주 고생도 많이 하시고 또 와서 미국 사회라는 게 그렇잖아요. 이런 데로 오고 하면 또 (이 동네는) 시골사람들이니까 인종차별이 좀 있습니다. 또 사람들이 좋지 않은 뉴스도 끄집어내고 하지만.

◇ 김현정> 잠깐만요. 그 부분을 잠깐 설명하고 갈게요. 그러니까 피해자 다오 씨의 신상을 터는 언론들이 생겼는데. 어떤 기사가 실렸나면 다오 씨가 과거 2003년에 약물과 관련돼서 체포됐던 기록이 있다, 이런 기사들이 막 나오더라고요?

◆ 윤기로> (그 과거 기록은) 이 케이스랑은 전혀 관련이 안 되는 것이고요. 그 사람이 (과거에 그런 기록이) 있든 없든 비행사나 언론에서 그런 걸 자꾸 끄집어낸다는 거는 그 사람한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닐 거예요.

◇ 김현정> 다오 씨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그 유나이티드 항공에서는 처음에는 뭐라고 해명을 했냐면 이 피해자가 굉장히 공격적이고 호전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명을 했었어요?

◆ 윤기로> 그건 완전 거짓말이에요… 참 우스운 사람들이네요. 괜히 케이스를 자기네들이 만들려고 하다 보니까. 그러다가 소셜미디어(Social media)에서 (파장이) 커지고 문제가 생기니까 다음에는 나와서 사장이, CEO가 나와가지고 사과를.

◇ 김현정> 사과하더라고요.

◆ 윤기로> 속이 다 들여다보이더라고요, 너무. 하는 게.

◇ 김현정> 평소에 봐온 다오 씨는 어떤 분이셨어요?

◆ 윤기로> 충실히 의사로서 일했죠. 열심히 정말 미국 땅에 와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시는 분들이죠.

◇ 김현정> 보트 피플로 미국에 와서 부부가 다 정착한 케이스니까.

◆ 윤기로> 우리도 아시겠지만 한국 전쟁에서 고생 많이 하셨잖아요. 그것과 별로 다를 것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피해자분이 소송을 준비한다는 뉴스를 들었어요. 우리 같으면 사실 대기업 상대로 개인이 소송한다는 게 하기도 어렵고 해 봤자 지는 경우도 많은데 미국은 어떻습니까?

◆ 윤기로> 그렇게 얘기하자면 미국의 법의 변호사의 제도가 성사 사례금(Contingency) 기준입니다. 그러니까 변호사가 이기면 대개 30% 내지 40%를 보수에서 가져가게 돼 있어요. 그렇지만 소송에서 지면 사건을 당한 사람은 하나도 돈 일전 한 푼도 안 냅니다. 그러니까 우선은 (돈이 없어도) 소송을 바로 시작할 수 있죠.

◇ 김현정> 이런 경우에는 당연히 소송을 가나요, 미국 사회에서?

◆ 윤기로> 저는 가야 된다고 봅니다. 그것도 하나의 저도 하나의 소비자로서, 저도 하나의 비행기를 타는 사람으로서. 이번 이 사건으로 인해서 뭔가 대기업이 바뀌어야 된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 김현정> 대기업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사실 미국 사회에서 소비자가. 우리도, 태도가 더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게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기를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드리고요. 다오 씨 이제 곧 만나게 되시면 많은 위로와 격려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기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피해자죠. 베트남계 의사로 알려진 다오 씨의 오랜 지인입니다. 한인 윤기로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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