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애완견의 악귀가 씌었다는 이유로 친딸을 살해한 어머니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여동생을 살해한 오빠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노호성 부장판사)는 7일 살인·사체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김 모(55)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살해 행위가 인정되지만, 어머니 김 씨는 환각, 피해망상,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증세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판단, 처벌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형법상 심신상실자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를 뜻하며, 책임능력이 없어 형벌은 받지 않는다. 치료감호 등의 보안처분만이 가능하다.
어머니 김 씨는 구속 후 약물치료를 받고 있으나 현실 감각, 의사결정 능력 등에 장애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아들 김 모(27) 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심신장애 증세를 보인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며 범행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둔기가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고 사물 변별력도 있었는데 범행 후 신고조치도 않는 등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을 빼앗는 범죄는 회복이 안 되는 중대 범죄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나 초범이고 가족이자 유족들이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 모자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시흥시 한 아파트에서 흉기와 둔기로 친딸이자 여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악귀가 들린 애완견(푸들)을 죽였는데 악귀가 피해자에게 옮겨가 살해했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