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다소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16일 당 의원 전원이 분열의 언어를 중단하자며 '클린 경선'을 표방했지만, 첫날부터 '싸가지 있는 친노(親盧)' 논란으로 얼룩졌다.
발단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캠프의 의원멘토 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이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도 '싸가지 있는 친노는 다 안희정한테 가 있다'는 말을 하는데 뒤집어 보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불거졌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은 더 이상 없다"며 "바람선거가 조직선거를 늘 이겼다. 경선인단이 200만명을 넘는 거대한 바다를 형성하면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며 안 지사의 선전을 강조했다.
문제는 '싸가지 있는 친노가 문 전 대표를 다 떠났다'는 취지의 언급인데, 반대로 보면 '싸가지 없는 친노만 문 전 대표 측에 남아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당장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제2부속실장을 지낸 전재수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사진=전재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우리당 의원들 전체 명의로 대선후보 지지자들께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싸가지 있는 친노는 문재인 후보를 다 떠났다'는 말씀은 사실관계에도 맞지않을 뿐더러 극단적인 분열의 언어"라며 박 의원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우리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먹고사는 저희들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싸가지 있는 친노는 문재인 후보 측에도 많고 안희정 후보 쪽에도 많다"고 반박했다.
또 "우리가 이것만큼은 더 잘 할수 있다는 긍정의 언어, 희망의 언어로 이번 경선을 신명나게 치를 수는 없겠냐"며 박 의원을 타박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우원식, 전혜숙, 위성곤 의원은 소속 의원 119명의 공동명의로 '버스 위에서 내려와! 운동'을 제안하면서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주는 분열의 언어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당시 경찰 버스에 올라간 일부 참가자를 향해 시민들이 '내려오라'고 외치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에서 착안한 자정 운동인 셈이다.
하지만 클린 경선 선포 첫날부터 예측하지 못한 데서 파열음이 나오면서 과열 경선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당 차원의 자정 노력은 무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