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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손 들어준 법원…특검 '뇌물 수사'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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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대가성 등 비춰볼 때 구속 필요성 없다" 영장 기각…朴 수사도 '빨간불'

430억 원대 뇌물공여와 횡령·위증 등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19일 기각됐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뇌물죄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과 다른 재벌그룹들을 향한 특검의 수사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4시 50분쯤 "뇌물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하여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렸다"는 이유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은 삼성이 최 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코레스포츠'와 맺은 213억원대 컨설팅 계약, 평창동계올림픽 이권 개입을 위해 기획 설립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16억원대 후원, 미르·K스포츠재단의 204억 원대 출연금 등을 모두 삼성 합병을 위한 대가성 있는 뇌물로 보고 지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아울러 특검은 전날 실질심사에서 430억 원이라는 뇌물공여 액수가 역대 최대이며, 그 수혜가 이 부회장에 사실상 집중된 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청탁이 있었던 점 등을 구속의 필요성으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법원은 삼성이 최 씨 일가와 양 재단에 내 지원금의 대가성에 대해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봤다.

이 부회장측 변호인단이 전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지원금의 대가성과 부정 청탁은 없었고, 박 대통령의 강압으로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사실상의 강요·공갈 피해자'라고 어필한 것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 法, "범죄사실 소명 부족"…특검, 수사 차질 불가피

특검팀과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법정에서 '뇌물죄' 성립 여부를 놓고 4시간 가까이 공방을 벌였다. 법원의 판단은 15시간만인 다음날 새벽 5시가 다돼서야 나왔다. 지난해 9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영장심사 결과가 새벽 4시20분쯤 나왔던 기록을 깬 것이다.

이번 국정개입 사건에서 재벌 총수에게는 처음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일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에 가장 중요한 징검다리로 꼽히기 때문에 법원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리적은 부분만 놓고 본다면, 이 부회장은 대통령의 요구를 누가 거절할 수 있겠냐. 강요에 의한 행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이고, 특검은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은 대가를 전제로 지원금을 줬다는 것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기각 결정이 결국은 '재계 1위'라는 정무적 판단에 무게를 둔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법조계 한 변호사는 "삼성은 '재계의 대통령'인데, 구속시켰을 경우 파장이 너무나 크니까 섣부르게 영장까지 발부하기는 어렵지 않았나 싶다"며 "정무적 판단이 근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뇌물죄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온 특검의 수사 동력은 상당히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또 다른 관계자는 "법원이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 때문에 기각한 것이 아니라 범죄 사실 자체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한 것이 자신감 넘치던 특검으로서는 충격일 것"이라며 "박 대통령 대면 조사나 다른 대기업 수사에 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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