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국무총리와 국회, 지방정부에 분산시켜야 한다"며 '분권나라'의 정책구상과 비전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7일 오후2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중심이 된 지지모임 '분권나라 2017' 출범식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국민권력시대와 자치분권'을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자치와 분권은 시대정신이다. 자치와 분권이 강화돼야 나라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이 더 좋아질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 우리의 당면과제는 정권 교체이다. 정권교체가 우선"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런데 정권교체가 된다고 자동적으로 구질서, 구체제가 사라지고, 새로운 대한민국이 열리는 게 아니다. 어떤 철학과 비전으로, 어떤 정권교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횡적으로는 국무총리와 국회에게, 종적으로는 지방정부에 분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중궁궐 밀실통치 시대도 마감해야 한다"면서 "(청와대) 공간도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면서 "미래는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시대'여야 한다"고 밝혔다.
◇ '분권나라'를 위한 자치분권형 개헌 등 5가지 정책비전 제시
박 시장은 '분권나라'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비전으로, "국가 시스템을 자치분권으로 완전히 바꾸고 자치분권형 개헌을 완성할 것이다"면서 "프랑스처럼 헌법 1조에 자치분권공화국임을 선포하는 개헌을 하겠다. 지방자치에 대한 헌법 보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제시했다.
박 시장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지 22년이 지났지만 실제로는 중앙정부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2할자치 무늬만자치라는 말이 나온다"면서 "경제혁신이 99대 1 불평등 체제를 개혁하고 재벌중심 경제체제의 종식을 통해 보다 평등한 사회를 이루는 것이라면 정치혁신은 지방분권이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또 "지방정부의 예산을 두배로 확대하겠다"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은 다양한 지방정부가 들꽃처럼 피어나는 창조적 지방정부 연합이어야 한다. 중앙정부는 권한과 예산을 이양해야 한다"면서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 반드시 중앙과 지방의 예산 8대 2라는 이 말도 안되는 예산배분을 6대 4로 바꿔내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와함께 "행정자치부를 폐지하고 자치지원청을 신설하겠다"면서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고, 지방정부들이 각자의 철학과 현장을 바탕으로 지역르네상스를 열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 시장은 또한 '지역 공헌세' 신설을 제안하면서 "시도별 역외유출 경제 잉여금의 10%를 각 시도의 지역 공헌세로 돌려주겠다. 이렇게 되면 강원도의 경우 지난해 역외유출 경제잉여금이 4조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수도권으로의 부의 집중을 막고 지역간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시도지사와 대통령이 정기적인 협의체계를 만들 것"이라면서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간 협치체계를 제도화하게 되면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간의 협의체계 또한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유능한 혁신가'…위축되지 않고 대한민국 혁신 나설 것박 시장은 "2017년 새해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특별하고, 위대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여러분이 함께 하신다면 반드시 큰 일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제 여의도 정치시대가 아니라 분권정치시대가 열려야 한다. 이 분권나라, 분권시대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박원순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사회의 혁신 국가의 혁신은 제 꿈이었고 삶이었다. 분권과 자치의 확대는 제 이상이었다"면서 "저는 유능한 혁신가라고 감히 자부한다. 낮은 지지율에 위축되지 않고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당당하게 제가 생각하는 정치의 혁신,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자신이 오랜 지방분권, 지방자치의 신봉론자로 희망제작소 때도 '뿌리센터'라는 걸 만들고, 자치단체장을 위한 '목민관학교'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분권시대는 민주당의 오랜 꿈이었다. 김대중 정부가 초석을 다지고 노무현 정부가 분권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면서 "노무현정부가 분권에 있어서 외과수술을 했다면 이제는 내과적 수준의 분권, 소프트웨어 차원의 분권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지방자치를 경험하신 분들이 중앙정치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풀뿌리 단위, 기초단체, 지방정부에서 어떤 행정경험도 없던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명성만 가지고 하는 정치는 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기초단체, 지방정부에서 현장과 실천의 정치를 경험한 분들이 중앙정치도 잘 할 수 있다. 그래야 정치가 바로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로 바뀔 수 있다.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박원순의 '국민권력시대' 창출에 뜻을 같이하는 서울구청장협의회장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등 민주당 소속 서울지역 구청장 14명을 비롯해 300여 명이 모였고 앞으로 다른지역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동참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