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34표로 가결 처리됐다.
야권의 반대 이탈 표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새누리당 의원 중 최소 62명이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결과로 분석된다. 의결정족수 200명을 기준으로 야당 의원들이 모두 172명이기 때문에 여당에서 28명의 이탈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여권의 찬성 표심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날 가결된 투표 결과는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 등이었다. 박 대통령을 끝까지 비호한 강성 친박 성향이 56명이었다는 얘기다.
여당 내 기존 권력구도를 감안하면 20명 안팎이 친박계에서 이탈한 결과다. 지난 4‧13 총선 직후 당내 친박계는 70~80명 정도로 분류됐었다.
당초 이날 오전 비주류 측 비상시국회의는 40명 안팎을 확실한 탄핵파 의원으로 분류했다.
비상시국회의에 직접 참석한 의원이 33명, 서울대 동문모임의 설문에서 찬성으로 답한 의원이 10명, SNS 등으로 사적으로 의사를 표현한 의원이 1명으로 합산하면 44명이었다.
여당 측 찬성 의원이 62명이라고 가정하면 18명이 추가로 탄핵대오에 동참한 셈이다. 새누리당 의원 128명의 과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박 대통령을 비호한 56명보다 많다.
이 같은 결과는 여론의 동향에 민감한 범(凡)친박, 중간지대 의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탄핵파가 확인됐기 때문에 여당의 주도권은 친박계에서 비박계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의 약진이 예상되는 반면 친박계는 붕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여 주류 비주류 간 교체 가능성이 커졌다.
탄핵파를 주도한 유승민 의원은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가 문제"라며 "헌법질서를 지켜가면서 정치혁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비상시국회의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새 집을 짓기 위해 헌집을 허물어야 한다"며 "빨리 허물 수 있는 방법은 머물렀던 사람들이 집을 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친박계에 대한 '출당' 요구 등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이정현 대표에 대한 퇴진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 탄핵추진실무단장인 이춘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20명이 되면 비박계뿐 아니라 친박도 넘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지형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탄핵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에 무게가 실리면서 심리 일정도 당초 예상됐던 3~4월보다 빨라질 수 있다.
탄핵 심판이 빨라져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60일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조기 대선 시점도 여당의 바람인 6월보다 빨라져 4~5월 '벚꽃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