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사건 터지고 노모와 매일 눈물
- 최 경위, 당시 억울함에 몸부림쳐
- 임대아파트 보증금으로 변호사 선임
- 한 경위, 최 경위 바람대로 양심고백하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故 최경위 형 (문건유출 논란 故 최경위 형, 익명)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 같이 보도를 하면서 의혹이 있는 것 같이 몰아가고 있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문건을 외부로 유출한 것도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입니다.’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음성)
예, 2014년 12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정윤회라는 비선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 이런 청와대 문건 수사가 한창이던 바로 그때죠. 잘 아시다시피 그때 그 사건은 박 대통령이 ‘지라시’라고 한마디로 치부해버리면서 그걸 유출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그 문건을 기자에게 건넨 혐의를 받던 서울경찰청의 최 모 경위는 자동차에서 목숨을 끊은 채 발견이 되죠.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비선실세가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는 그 문건은 완벽한 사실이었고요. 그때 그 수사가 제대로만 됐더라도 최순실이 2년이나 더 국정을 농단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데 아쉬움을 넘어서 가슴이 미어지게 아픈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자살한 최 모 경위의 가족들이죠. 이 최 모 경위의 가족이 처음으로 라디오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형,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형님 나와 계시죠?
◆ 故 최경위 형> 네.
◇ 김현정> 보름 전쯤에 동생 기일을 보내셨다고요?
◆ 故 최경위 형> 네,네.
◇ 김현정> 여러 가지 만감이 교차하셨겠어요?
◆ 故 최경위 형> 네. 이 사건 터지고 나서, 최순실 게이트 터지고 나서 저희 가족들은 또 울음바다였어요. 우리 어머니는 맨날 우시고, 거의 뭐… (눈물) 매일 울었습니다, 매일 울었어요.
◇ 김현정> 아이고. 어머니랑 동생 생각하면서 붙잡고 매일 부둥켜 우셨어요?
◆ 故 최경위 형> 우리 집안 전체가 그렇죠. 미치겠습니다, 아주.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심정이 굉장히 안 좋으실 텐데 그래도 우리가 이 사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2014년 겨울 그때로 돌아가보겠습니다.
◆ 故 최경위 형>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최 경위는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서 근무하던 경찰이었어요. 그리고 임무는 고위공직자의 비리 정보를 수집하는 게 임무였던 거죠?
◆ 故 최경위 형> 네,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청와대의 비리와 관련된 정보 문건에도 접근할 수 있었던 건데, 그런데 외부에 ‘나는 유출한 적은 없다’고 끝까지 주장을 했던 건가요, 동생이?
◆ 故 최경위 형> 동생은 집에 와서도 그러더라고요. 검찰 조사 받을 때도 조서에 사인하라고 해도 동생은 사인을 안 했고 영장실질심사 받을 때도 동생이 너무 억울하니까 의지할 곳은 하느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고, 동생이 묵주, 천주교에서 기도할 때 묵주를 돌리잖아요. 그 묵주를 잡고 소리를 지르고 울고 치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책상을 쳤는지 뭘 쳤는지. 그래서 영장실질심사 받을 때 마이크까지 껐다고 하더라고요.
최경위 유서
◇ 김현정> 동생이 묵주를 잡고 소리 지르고 울면서 억울함을 영장실질심사에서 표시할 정도로… 그런데 구속영장이 기각이 됐어요, 그리고 구치소에서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 故 최경위 형> 동생이 아마 체포되기 전에 이제 저희 집에 한번 왔었어요. 그래서 어머니, 아버지한테 인사를 드리러 왔는데요. 자기 딴에는 도저히 이게 헤어날 길이 없다는 것을 (이미) 느꼈어요.
◇ 김현정> 수렁에 빠졌다 생각한 거예요?
◆ 故 최경위 형> 네. 누명을 써가지고 이게 지금 얼굴이 그 반쪽이 돼서 하여간 그러고 왔어요. 와가지고, 돈도 없고 한데 변호사, 변호사를 한 경위 하고 산 거예요.
◇ 김현정> 한 경위라 하면 최 경위와 같이 공범이다라고 유출 혐의를 받던 한 모 경위를 말씀하시는 거죠?
◆ 故 최경위 형> 그렇죠. 그래서 (동생이) 돈이 없어서 어머님이 이천에 임대아파트에 사셨어요. 보증금 빼온 게 3500만 원 있었어요, 어머니 손에. 그래서 그걸로 일단 변호사비를 내는 걸로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동생이 와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세 숟갈도 못 뜨더라고요.
◇ 김현정> 밥을 세 숟갈도 못 떠요? 거기에 온 건 변호사도 사야 되고 이 사건을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까, 가족들하고 상의하려고 온 거군요?
◆ 故 최경위 형>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수중에 있는 돈은 없고 결국 어머니의 임대아파트 보증금 빼가지고 그걸로 변호사 사야 된다는 그 말을 해야 되니 이게 밥이 넘어가겠습니까?
◆ 故 최경위 형> 그러니까 그때… (눈물) 동생 얘기하면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제가. 울분이 받쳐서… 그때 어머니, 아버지가, 아버지가 휠체어 타고 계시고 건강이 안 좋아서 그래서 거기 제가 모셨어요. (동생은 와서) 그 보증금을 가지고 이 돈도 ‘내가 변호사 사는 것도 아깝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이거 해 봐야 되지도 않을 거고 ‘BH하고 싸움, 이건 아니다. 그냥 하지 말까’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지 말고 일단은 최대한으로 싸워보자.
◇ 김현정> BH와의 싸움이라는 건, 블루하우스 청와대와의 싸움. 이거 해서 괜히 돈만 날리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는 거군요?
◆ 故 최경위 형> 네. 그러고 나서 (동생이 조사 받으러) 가면서 ‘형, 애들 좀 부탁해’ 이러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힘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변호사만 바라보고 있어야지. 하룻밤인가 잤어요. 동생은 조사 받으러 검찰에 시달리고 있었겠죠. 그런데 거기 구치소에서 누가 전화를 해 줬어요, 제수한테. 최 경위가 밤에 잠도 못 잤고, 달달달달 떨고 추워서 윗니하고 아랫니하고 부딪치고 그래가면서 데굴데굴 구르면서 그렇게 아파가지고 그랬다더라고요.
◇ 김현정> 왜 그랬다고 설명하던가요, 그 구치소 사람이?
◆ 故 최경위 형> 그게 춥고 또 거기서 조사를 할 때, 이 새끼들이 소변도 못 보러 가게 하고 때가 넘겨서 밥도 안 주고.
◇ 김현정> 아니, 그런 일이 있었답니까?
◆ 故 최경위 형> 네. 최순실 같은 경우는 곰탕 해다주고 우병우 같은 경우는 오리털 파카라도 갖다줬잖아요, 그렇죠? 제 동생은 그때 노란 점퍼, 가을, 초가을 점퍼였거든요. 그러니까 얼마나 추웠겠어요. 밥이라도 줘야 될 거 아니에요. 밥도 안 주고.
◇ 김현정> 즉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으신 거군요. 전화를 준 사람은 구치소 누구입니까? 구치소 내부인입니까?
◆ 故 최경위 형> 구치소 직원입니다. 내가 누구라고는 얘기를 못 해요, 모르니까. 그렇게 그냥 밤을 지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변호사 얘기로는 황당했다 이런 얘기를 해요. 뭐가 황당했습니까라고 했더니 '최 경위, 한 경위 접견을 갔는데 검찰에서 최 경위만 하고 한 경위는 선임을 취소했습니다' (라고 해서) 아니, 그게 무슨 소리냐고 그랬더니 취소했다고, 그쪽은 접견할 생각하지 말라고 하더라는 거예요. 이게 지금 완전히 (한 경위) 얘가 회유에 넘어갔구나…동생이 그 전에 제수한테 (한 경위가) 회유될 것 같다고, 마음이 약해서 걱정이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한 경위가 회유에 넘어갈 것 같다, 마음이 약해서라는 걱정을 최 경위가 했다는 거예요?
◆ 故 최경위 형> 네. 그건 체포되기 전이죠.
◇ 김현정> 사실은 최근에 한 경위가 그것과 관련된 내용을 밝혔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 故 최경위 형> 네. 그런데 한 경위가 회유를 당했다고 이제 와서 얘기를 하는데… 참 저희는 너무 괴롭죠, 너무 괴롭죠.
◇ 김현정> 결국은 최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 故 최경위 형> 제 동생이 포기를 하고 생목숨을 끊었다고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물론 본인이 생목숨을 끊었지만 이거는 현 고위층들이 (저지른) 타살이나 매한가지예요.
◇ 김현정> 정권의 타살이다?
◆ 故 최경위 형> 몰고 간 겁니다, 이거는. 자살 하게끔 몰고 간 거예요. 이거 타살이라고요, 사실은.
◇ 김현정> 사실상의 타살이라는 말씀.
◆ 故 최경위 형> 생목숨 끊게 만든 거 아닙니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래요. 그렇게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최 경위는 결국 목숨을 끊은 건데, 그런데 최근 드러난 사실이 한 경위, 그 당시 조사받던 한 경위의 휴대폰 속에서 최순실이 대통령 개인사를 다 관장한다, 이런 첩보도 들어 있었다는 게 뒤늦게 알려졌죠. 그 당시 한 경위가 압수당한 휴대폰 안에. 그러니까 결국은 최순실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최 경위도 알았을 가능성이 크네요?
◆ 故 최경위 형> 그거는 동생이 얘기하는데 이미, 그때 당시도 정보계나 언론계나는 다 비선이 있다는 소문이 다 떠돌았대요.
◇ 김현정> 최 경위는 그걸 누구보다 정보라인에 있는 사람이니까 잘 알고 있었을 테고요, 최순실에 대해서?
◆ 故 최경위 형> 잘 알죠.
◇ 김현정> 결국은 최 경위가 이 억울함을 참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거 아무리 싸워봤자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판단을 한 건가요?
◆ 故 최경위 형> 그렇죠. BH하고 싸워봐야 이길 수 없고, 동생을 죽이려고 하고, 동생한테 주동자라고 하면서 ‘네가 시켰잖아’, 이렇게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동생은 정말… 정말 환장하는 거죠. 내가 집을 팔아서라도 대법원까지 가보자 그랬더니 하는 얘기가 ‘형, 내가 이 정부가, 박근혜 정부가 2년만 남았어도 싸워보겠는데 이거는 4년이라는 세월이 남았는데 나는 그 안에 폐인이 돼버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길 수가 없어. 그냥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고 가서 잠이나 푹 잤으면 좋겠다’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 얘기를 했어요?
◆ 故 최경위 형> 너무 시달려서, 예.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유서를 봐도 그렇고 최근 한 경위의 증언을 봐도 그렇고, 결국은 이 당시 이 모든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사건의 방향을 끌고 간 사람은 (사건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 보입니다.
◆ 故 최경위 형> 글쎄요, 그때 많이 힘을 썼으니까, 예.
◇ 김현정> 그런데 우병우 수석이 최근까지도 당당하게 검찰에 수사 받으러 가면서도 눈빛에 힘주면서 들어가는 그 모습 보셨죠, 형님?
◆ 故 최경위 형> 봤죠.
◇ 김현정> 그거 보면 어떠시던가요?
◆ 故 최경위 형> 정말 인간 이하죠. 정말 국민을 개, 돼지로 아는 놈들이죠, 그렇죠? 개, 돼지로 아는 놈들이에요.
◇ 김현정> 우병우 수석이 그렇게 눈에 힘주고 당당하게 들어가는 모습 보면서 동생 얼굴 겹쳐지지 않으시던가요?
◆ 故 최경위 형> 왜 안 겹쳐지겠어요. 저런 놈들이니까 멀쩡한 사람을 갖다가 누명 씌워서 … 권력싸움에서 자기네들 살기 위해서, 청와대 민정 라인, 청와대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 지금 권력싸움을 해서, 자기들은 아주 당당하게 위세, 위세를 떨면서 살고 애먼 경찰들만 가지고 지금 누명 씌워가지고, 이렇게 제 동생은 죽고 또 한 경위도 지금 가정이 엉망일 거고… 그렇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한 경위가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치료도 받는다 이런 이야기도 흘러나오더군요.
◆ 故 최경위 형> 나는 그거예요, 지금도. 한 경위한테 내가… 제 동생 유서 한번 보셨으면 알 거예요. ‘한 경위, 너를 이해한다. 나라도 그럴 것이다. 민정라인에서 회유가 오면’
◇ 김현정> 오히려 너무 힘들어 말라고 한 경위를 위로한 유서였죠.
◆ 故 최경위 형> 예,예. 너무 힘들어 말라고 하면서… 그거는 바로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유서에 언급한) 너희들은 진실을 밝혀라’ 이거예요. 양심고백을 해라.
◇ 김현정> 양심고백을 해 달라?
◆ 故 최경위 형> 네. 내용을 잘 보면은. 그런데 지금까지… 확실하게 양심고백을 해 줘야 되는데, 해 줄 사람은 한 경위거든요.
◇ 김현정> 한 경위가 이렇게 언론 인터뷰에 잠깐 나와서, 증언 비슷하게 흘리는 게 아니라 제대로 기자회견 열고 양심고백 해 달라, 이 부탁을 하시는 거군요?
◆ 故 최경위 형> 그렇죠. (한 경위도) 빨리 훌훌 털고 제대로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 김현정> 참 그때 그 비선실세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기만 했다면 그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수사가 결론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의 국정농단, 최순실이 몇 년이나 더 국정 농단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분노가 누구보다 크실 것 같아요?
◆ 故 최경위 형> 당연하죠. 저는 요새 사실 촛불집회 이런 거, 저도 가봤지만 정말 이게 나라인가 생각이 들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동생인 최 경위가 지금 이 촛불의 외침, 이 상황, 탄핵 직전에 있는 대통령의 모습 이런 것들 보면 뭐라고 했을까요?
◆ 故 최경위 형> 동생이 죽어서도 지금 저 세상에서 만약 바라보고 있다면 그래도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겠죠.
◇ 김현정> 나 혼자는 도저히 깰 수 없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아서 나는 결국 죽음으로써 내 결백을 입증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민들 촛불이 저렇게 하나하나 모이니까 계란이 여러 개 모이니까 결국 바위를 깨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할 거라는 말씀이세요?
◆ 故 최경위 형> 네.
◇ 김현정>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 경위의 형 지금 만나고 있는데 가족들은 당연히 이 정윤회 문건 수사가 다시 제대로 재수사되기를 바라고 계시겠죠?
◆ 故 최경위 형> 그렇죠. 그거는 동생이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고 해서, 대충 죽은 사람한테 다 몰아버리고 그런 수사는 안 되기를 바라고요. 또 진실이 왜곡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예. 알겠습니다. 저희도 관심 가지고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이렇게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故 최경위 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최 모 경위의 형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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