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청소년 시국대회가 열린 23일 전주오거리광장에 고교생 300여 명이 참석해 시국선언과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사진=임상훈기자)
뚝 떨어진 기온과 칼바람도 분노한 청소년들의 열변을 막지는 못했다.
전북지역 고교생들이 청소년시국대회를 연 23일 저녁 전주오거리문화광장은 300여 개의 촛불로 반짝였다.
주로 고교 2학년생이었지만, 수능을 마친 고3 학생과 고1을 비롯해 학생들을 응원하는 교사와 예비교사인 대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각자의 시국선언과 자유발언을 통해 분노하고 공감하고 서로에게 힘을 보탰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최순실이 아닌 국민들이 만들어 준 자리입니다. 그 국민들이 당신의 하야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주의 기운이 아닌 국민의 기운을 느껴야 할 때입니다." (양현고 학생)
"우리 모두는 더 나은 세상에서, 노력하면 각자의 꿈이 공정한 방식과 공정한 절차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싶고 그러한 나라를 우리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소망입니다." (전주고 학생)
"돈이 많든 적든, 빽이 많든 적든 똑같은 잘못을 했으면 똑같은 벌을 받는 나라. 사람을 금수저, 흙수저로 구분하지 않는 나라. 사는 게 힘들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없는 나라. 저희는 이런 나라가 만들어지기를 어른들에게 기대했습니다." (전라고 학생)
"당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죽였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제 친구들은 정말 아파도 조퇴만은 안 된다며, 결석만은 안하겠다며 발버둥치는데 정유라는 엄마가 최순실이어서, 엄마 친구가 박근혜 바로 당신이어서 출석일수 단 17일로 이화여대를 갔습니다." (전북여고 학생)
"내가 태어난 이 나라에, 우리 조국에 애국심을 저버리게 하지 마십시오. 우리 선조들이 일궈 온 대한민국을 더 이상 헛되게 만들지 마십시오. 더 이상 억지 부리지 마시고 하야하시길 바랍니다." (한국전통문화고 학생)
"그 분도 눈이 있다면 보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투쟁하고 있는 것을. 귀가 있다면 들었을 것입니다. 백만 명의 소리를, 그리고 지금 우리가 내고 있는 소리를. 그리고 입이 있다면 말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대한민국은 누구의 나라입니까." (전주고 학생)
"촛불은 바람이 불어서 꺼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바람이 더 거세게 불어서 설령 횃불이 꺼지게 되더라도 우리는 숯불로써 마지막까지 열렬히 불태우겠습니다. 계속하겠습니다. 끝까지 하겠습니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전주여고 학생)
고교생들은 시국대회를 마치고 전주 풍남문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시국대회를 주최한 전북고교회장단연합(JBSD)은 전주, 익산, 완주지역 35개 고교, 101명의 학생회 임원으로 구성돼 있다.
JBSD는 지난해 12월에 청소년문화제 '기억해요 2014. 응답하라 2015. 바꿔보자 2016'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