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주요 교역국들이 대응 방향을 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각국은 이번 판결이 협상 환경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미국 내부에서는 판결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렸다.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은 관세와 같은 경제 통제 권한은 의회의 역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결정이라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내 반대 목소리에 대해 "공화당원들은 스스로에게 너무 불충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결집을 촉구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무역 정책을 둘러싼 당내 노선 차이도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중국에서는 이번 결정이 협상 구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학계에서는 관세 압박 수단이 약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협상에서 더 제한적인 양보로 대응할 여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으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두 수입 등 경제적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만 미중 간 기본적인 전략 구도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연합뉴스일본 정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대미 관계 관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상호관세는 위법 판단을 받았지만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글로벌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만큼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권은 얼마 안 있어 (관세를) 원래 세율로 되돌리려 한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용히 추이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일본은 기존 대미 투자 계획을 유지하면서 관계 안정에 집중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역시 기존 무역 합의를 유지하며 신중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등은 이미 체결한 협정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의 후속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 하루 전인 지난 19일 미국과의 무역협정에 최종 서명한 바 있다.
인도 정부도 판결의 의미와 추가 조치 가능성을 분석 중이며, 일부 정치권에서는 협정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주요 교역국들은 이번 판결을 협상 기회로 적극 활용하기보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을 고려해 대응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